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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서구선거관리위원회와 인쇄업체 관계자들이경기 안양시에 위치한 한 인쇄업체의 인쇄 상황을 점검하는 모습 2023.10.2/뉴스1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2대 총선(4월10일)을 70여일 앞두고 국내 대표 제지기업 한솔제지(213500)와 무림그룹이 선거용지 1만톤 시장을 따내기 위한 전초전에 돌입했다. 두 기업은 국내 제지업계 1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기업이다.
선거 용지 중 투표용지는 △인주 번짐 방지 △자동 개표기 판독 △높은 내구성 등 기술력을 필요로 하면서 양사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4월 예정된 22대 총선에는 약 1만톤의 선거용지를 투입할 전망이다.
선거용지는 △투표용지 △투표 봉투 등 투표와 직접 관련 종이부터, 후보 등록자들이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후보자 소개 전단·책자 △벽보 △명함 등을 총칭한다.
전체 물량이 약 1만톤에 달하지만 지역별 인쇄소 단위로 선거용지를 제작·공급하기 때문에 정확한 매출 규모 파악은 어렵다.
실제로 선거철이 되면 한솔제지·무림 등 제지업체들은 지역별 인쇄소들을 대상으로 영업 경쟁에 나선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지역별로 투표용지를 인쇄할 인쇄소들을 지정하면 지역 인쇄소별로 어느 회사 종이로 투표용지를 인쇄할지 선정하는 구조여서다.
업계는 선거용지 시장을 대략 150억원(투표용지 5억~6억원+선거홍보물 약 145억원) 매출 규모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물가가 크게 올라갔음에도 시장 규모가 정체한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펄프 가격 변동, 글로벌 제지 수요 위축·가격경쟁 심화 등으로 국내 인쇄용지 판가는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며 "투표용지 경우 표면처리 기술로 잉크 번짐 방지, 대전방지제 투입으로 정전기 방지 등 기술력을 포함하기 때문에 단가가 조금 더 높다"고 말했다.
양사가 투표용지 공급으로 벌어들일 예상 매출은 전체매출 대비 크지 않지만, 정부가 인정한 투표용지 제작·공급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는 크다.
그중에서도 투표용지 종이는 일반용지와 달리 많은 기술력이 들어간다. 전자 개표기로 개표 작업 시 정전기 발생으로 서로 달라붙거나 투표 도장의 인주가 번져 무효표로 처리되는 일이 없도록 표면을 처리해야 하고 판독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생산 과정에서 이물질 포함 가능성을 없애야 한다.
여기에 전자 개표기 통과 시 구겨지거나 뒤틀리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강도와 내구성을 유지해야 한다.
자동 개표기가 처음 도입된 2002년 16대 대선부터 2004년 17대 총선까지는 무림그룹 계열사 무림SP(001810)가 투표용지 전량을 공급했다. 그러나 2006년 지방선거부터 한솔제지가 가세해 양사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고 이후 양사는 엎치락뒤치락 양상을 보여왔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20일 오후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개표실습 모습 2023.9.2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양사는 올해 총선에서도 '친환경성'을 내세워 투표용지 공급을 극대화 할 계획이다.
한솔제지는 '한솔 투표용지'와 '한솔 선거봉투용지'로, 무림그룹은 '네오스타아트'와 '네오스타스노우화이트'로 각각 선거용지 시장 경쟁력을 확대에 나선다.
무림페이퍼(009200)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저탄소 제품 인증을 획득한 종이는 무림이 유일하다"며 "자사 저탄소 종이는 환경부가 인증하는 '녹색제품'에 포함돼 공공기관 의무 구매 대상 품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친환경 저탄소 종이 샘플북'을 별도로 제작·홍보해 국내 선거 용지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자신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투표용지 공급은 회사의 기술력을 공식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자사 투표용지는 우수한 특수지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표 시 오류 발생과 정전기 발생을 막고 인주 번짐 방지 기능과 복원력 등이 탁월해 투표용지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