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지현 기자]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취득한다.이번 지분 취득으로 OCI그룹은 제약 및 바이오산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됐고, 한미사이언스는 경영진의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이우현 OCI그룹 회장은 현재 OCI의 주력인 화학·소재산업의 낮은 성장성에 대한 한계를 돌파하고자, 이번 지분 취득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OCI홀딩스,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3% 취득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OCI홀딩스는 한미약품 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3% 취득을 공시했다.
취득금액은 총 7703억원으로 한미사이언스 전일 종가 기준에 6.1% 할증된 수준이다.
그 중 2527억원은 송영숙(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임주현(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사장, 장녀) 대상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현물출자, 나머지 5175억원은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이번 지분인수가 완료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로 자리잡게 되고, 송영숙(1.7%), 임주현(8.6%) 2인이 총 10.4%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이번 공시 이후 13일 한미사이언스의 주요 주주인 임종윤(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사장, 장남)과 임종훈(한미약품 사장, 차남) 측에서는 내용을 전달받은 바가 없다며 공식적으로 반발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임종윤(12.1%), 임종훈(7.2%) 합산 지분이 19.3% 달하고 있는 만큼 한미그룹 내에서는 경영권 분쟁으로 확산되는 시나리오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다만 이번 지분취득 거래는 양사 모두 이사회 결의를 거쳐 이뤄진 만큼 전면 무효화 등의 불발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 탄탄한 본업에 성장성 갖춘 바이오 기업 확보
OCI홀딩스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잇따른다.
OCI홀딩스는 2022년 2월 부광약품 지분(10.9%)을 인수하면서 기존 폴리실리콘 및 카본케미칼 외에 제약/바이오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왔다.
하지만 부광약품은 연간 매출액이 약 2000억 미만, 당기순손실도 지속되고 있어 신사업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아직까지 그 기여도가 미미한 상황이었다.
최근 OCI홀딩스는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업체 중 탁월한 원가경쟁력을 갖추고 고수익성을 시현하고 있는 OCI MSB를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나타났으며 이는 좋은 M&A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근간이 되었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경쟁력 있는 바이오 회사를 인수했으며 본업의 탄탄함 역시 바뀐 게 없다"며 "중장기 통합그룹의 성장을 기대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 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로 자리 잡으면서 주요 계열사 한미약품, JVM 등까지 편입할 수 있어 제약/바이오 부문에서 종횡의 의미 있는 확장 발판을 마련했다"며 "한미사이언스 지분 27% 확보한 이후 1년 내에 30%까지 확대할 계획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실적 연결 반영을 통한 실적의 외형성장 가능하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