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시티타임스=미국/북중남미]
현대차·기아 AAM본부장 겸 슈퍼널 CEO 신재원 사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차세대 기체 ‘S-A2’를 소개하고 있다. S-A2는 현대차그룹이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중인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기체다. (현대차그룹 제공) 2024.1.10/뉴스1
(라스베이거스=뉴스1) 이동희 기자 = "이런 전시회 때마다 항상 부스를 차렸던 비야디(BYD)도 보이지 않고 CES에서는 중국 전기차를 보기가 어렵네요."(국내 모빌리티 분야 A 스타트업 대표)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라고도 불렸던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4'에서 느낀 한국·중국·일본 완성차 업계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현대자동차·기아로 대표되는 한국 완성차 업계는 자동차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로 성큼 확장했고, 일본은 혼다가 뒤늦게 전기차 출시를 알리며 추격에 나섰다. 반면 최근 전동화 시장에서 무섭게 성장한 중국 전기차 업체는 모습을 찾아 보기 어려웠다.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 개막 첫 날인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마련된 현대차 (KS:005380) 전시관에 수소 모빌리티 '다이스'가 전시돼 있다. 2024.1.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1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CES 2024에서 역대급 전시관을 꾸렸다.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슈퍼널, 제로원 등 5개 전시관을 마련했다. 5개사 전시 공간의 전체 면적은 6437㎡로 국제 경기 규격의 축구장 1곳의 크기와 맞먹는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CES에서 자동차보다는 그룹의 미래 비전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수소 에너지 생태계 완성과 소프트웨어 중심 대전환을 소개했다. 2010㎡(약 607평) 크기의 전시관에 네 바퀴가 달린 자동차는 한대도 없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자동차 회사가 차만 만드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며 "이제는 미래를 봐야지, 자동차에만 국한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법인 슈퍼널은 2028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기체 'S-A2'의 실제 크기 모형을 처음 공개했다. 이와 관련, 이상엽 현대제네시스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은 "슈퍼널 기체 공개는 모빌리티 경험을 2차원에서 3차원으로 확장하는 의미"라며 "현대차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더 견고히 나가는 시기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 개막 이틀째인 10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마련된 혼다 전시관에 새로운 전기차 라인업을 의미하는 '0시리즈' 콘텝스카 살룬이 전시돼 있다. 2024.1.1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전동화 지각생' 일본은 뒤늦게 쫓아오는 모습이었다.
일본의 완성차 업체 혼다는 이번 CES에서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 '0 시리즈'의 콘셉트카 2종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혼다는 2026년 0 시리즈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혼다는 40년간 유지한 'H' 로고를 새롭게 디자인한 전기차 전용 로고도 선보였다. 혼다는 2040년까지 전기차 및 수소차 판매 비중을 100%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베 도시히로 혼다 최고경영자(CEO)는 CES 2024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전기차 개발을 위해 혼다는 '얇고, 가벼우며 현명한'(Thin, Light, and Wise) 접근 방법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판매량 1위 도요타는 이번 CES에 불참했다.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 개막 첫 날인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 마련된 샤오펑후이톈(XPENG AEROHT)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도심항공교통(UAM) 관련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4.1.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막강한 내수 시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장악 중인 중국 전기차 업체는 샤오펑의 AAM 자회사 에어로HT 등 일부가 참가한 정도에 그쳤다. 지난해 주요 모터쇼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중국 대표 전기차 업체 BYD는 지난해 9월 독일 뮌헨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과 10월 재팬모빌리티서 각각 역대급 전시관을 마련하며 방문객의 관심을 끌었다. 신차 출시뿐 아니라 북미 시장 진출, 유럽 판매 확대 등 야심찬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불편한 외교 관계가 CES 참가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봤다. CES 2024에서 만난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미-중 관계가 100% 원인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참가를 제한하는 요인이 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