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롯데케미칼 (KS:011170) 자회사 롯데 배터리 머티리얼즈 USA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기업결합을 심사한 결과, 분리막 원료 및 동박 시장 등에서 경쟁 제한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승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은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은 2009년 파키스탄 상장사인 롯데케미칼 파키스탄(LCPL)을 147억원에 사들였다. 상대적으로 헐값에 사들일 만큼 이 회사 상태는 나빴다. 낡고 정비되지 않은 설비에 실적도 들쭉날쭉했다.
롯데케미칼은 낡은 설비를 뜯어고치기 위해 수많은 한국인 엔지니어를 파견했다. 직원들은 무더운 날씨를 견디면서 파키스탄 공장을 정비했고 이 회사 기업가치도 뜀박질했다. 롯데케미칼은 이 회사를 인수 14년 만에 1924억원에 처분하기로 했다. 매입가에 12배에 달하는 것으로 롯데그룹 사상 최고의 인수·합병(M&A) 거래로 손꼽힌다.
롯데케미칼은 16일 이사회를 열고 LCPL 지분 75.01%를 파키스탄 화학회사인 럭키코어인더스트리(Lucky Core Industries)에 1924억원가량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매각자금은 기존 석유화학 설비와 스페셜티·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LCPL은 합성섬유와 페트병의 중간 원료인 테레프탈산(PTA)을 생산하는 업체다. 2021 매출 4713억원, 영업이익 488억원을 올렸다. 하지만 고부가가치 화학산업 비중을 넓히려는 사업전략과 맞지 않은 만큼 매각을 결정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이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일진머티리얼즈 인수금(2조7000억원)을 충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09년 LCPL을 네덜란드 화학업체인 악조노벨로부터 147억원에 사들였다. 인수 직후 2011년까지 LCPL로부터 200억원이 웃도는 배당수익을 올리면서 인수대금을 전액 회수했다. 여기에 인수가에 12배에 달하는 매각차익도 올리게 됐다.
안정적 수익을 올리는 파키스탄 회사를 매각한 것은 최근 경제위기를 겪는 현지 사정도 무관치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파키스탄은 외환위기를 겪던 2019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3년간 60억달러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을 받기로 합의했다. 여기에 작년 6∼9월 최악의 몬순 우기 폭우가 발생, 국토 3분의 1이 물에 잠기는 등 큰 수해를 입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롯데케미칼,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 사업 강화 위해
경영권 놓고 싸우더니 이제는…효성·코오롱이 외면한 회사 [김...
美 촌뜨기 도시 뒤집은 SK…링컨 고향에 7.1조 '통 큰'...
분위기 180도 바뀌었다…고든램지 매력에 푹 빠진 백화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