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인포스탁데일리
[인포스탁데일리=김영택·이동희·이동훈 기자] 롯데그룹이 중국 사업을 전면 철수하는 과정에서 내부 권력 암투와 폭로전까지 이어지면서 혼란스런 분위기입니다. 최근 는 관련된 조심스러운 제보 하나를 받았습니다.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중국 안후이성(安徽省) 허페이(合肥)법인 청산 과정에서 구성원들도 납득할 수 없는 방식으로 매각이 이뤄지고 있다는 겁니다.
롯데케미칼 (KS:011170)이 허페이 법인 매각 과정에서 부지, 인력, 생산시설 등 자산을 일괄 매각하는 게 아닌 부지만, 분할 매각함으로써 오히려 막대한 손실 입을 처지에 놓여 있다는 건데요.
관련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롯데케미칼은 8000만 위안(약 155억원)에 동방자석과 매각 협상을 진행했으나, 양광전원(阳光电源)이라는 회사가 나타나 허페이롯데 공장 부지만 매입하는 조건으로 6500만 위안(125억원)에 인수하겠다고 협상에 나선 것입니다.
언뜻 보면 손해액이 30억원 수준입니다. 하지만 관련 계약 내용을 한 발 더 들어가 살펴보면 롯데케미칼은 어마어마한 손해를 감수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롯데그룹 내부사정을 잘 아는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통상적인 매각은 법인세와 양도세, 직원 희망퇴직 및 퇴직금, 생산시설 등을 모두 일괄 매각함으로써 법률적 책임을 피해야 하는데, 롯데케미칼은 양광전원과 엮이면서 되려 모든 노무적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는 희한한 매각을 택한 겁니다.
상황은 어떨까요? 롯데케미칼은 양광전원과 상식에서 벗어난 계약을 사실상 완료한 상태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뒤늦게 뛰어든 양광전원이 사실상 헐값에 허페이롯데 공장 부지만 인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들여다보니, 양광전원은 고신구정부를 활용해 허페이롯데에 압력을 행사했고, 특히 허페이롯데 내부 임직원 등과의 결탁을 통해 공장 부지만 값싸게 매입할 수 있었다는 게 관련 제보의 핵심입니다.
한마디로 내부의 적이 없었다면 애초 성사될 수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관련 계약에는 중국 롯데의 A 지사장과 B 지사장 등이 깊게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롯데가 중국 시장에서 사업을 급하게 철수하면서 수조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현지에서 영업정지로 막대한 손실을 봤고, 여기에 헐값 매각까지 이어지면서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는 두고 두고 뼈아픈 기억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진=인포스탁데일리
기이한 정황은 다른 데서도 포착됐는데요. 롯데케미칼에 깊은 관심을 표하면서 과감한 투자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신동빈 회장이 관련 계약에 대한 보고를 전혀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대두된 겁니다.
이미 올해 2월 초부터 여러 곳에서 롯데케미칼 C임원 등에 관련 내용을 수 차례 문제제기 했으나, 계약주체가 변경될 때까지 아무런 조치나 논의가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관련 사실을 알만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일방적으로 덮은 것이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왔다고 합니다.
신동빈 회장마저 그 과정에서 롯데케미칼에 크나 큰 손실을 입힐 수 있는 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보고라인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 내내 롯데 측은 주장의 근거를 계속 요구했습니다.
인포스탁데일리가 오랜 기간 단독 취재한 내용에 따르면 관련 매각 과정에 참여한 관련자들 실명 및 일련의 과정, 이들의 불법적인 행위, 롯데의 묵인 등이 구체적으로 확인됐습니다.
조호진 타키온월드 대표는 “신동빈 회장이 형제의 난을 제압한 이후 가장 우선순위였던 호텔롯데 상장을 미루는 등 신동빈 가신그룹이 형성한 인(人)의 장막에 둘러싸여 사안을 제대로 보고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면서 “신격호 회장이 한국기업 롯데를 굴지의 기업으로 키운 원동력 중 하나가 강력한 카리스마에 기반한 직접 운영에서 기인한 만큼, 신동빈 회장도 친정체제 강화를 통한 자원 누수없는 수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김영택 기자 sitory0103@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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