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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큐레이션] 넷플 vs SKB "돈 욕심 내지마라" "정당한 대가"

입력: 2021- 10- 25- 오후 10:02
© Reuters.  [IT큐레이션] 넷플 vs SKB "돈 욕심 내지마라" "정당한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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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와의 망 이용료 분쟁에 있어 '임전무퇴'를 선언했다. 법정 공방이 치열한 상태에서 인터넷의 기본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며 SK브로드밴드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최근까지 양측이 망 이용료 분쟁에 있어 나름의 접점을 마련하고 있다는 설이 나왔으나, 넷플릭스의 이번 임전무퇴 선언으로 상황은 다시 시계제로에 빠지게 됐다.

출처=이코노믹리뷰DB

"넷플릭스, 한국 사랑한다"

넷플릭스 (NASDAQ:NFLX)는 25일 딘 가필드(Dean Garfield) 정책 부문 부사장 명의로 "자유롭고 열린 인터넷 환경에서 넥스트 <오징어 게임>이 탄생하고 꽃 피울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역사상 최고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1억 4,200만이 넘는 회원들이 시청했으며 지구상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인구의 10% 가량이 <오징어 게임>을 시청했다는 데이터도 있다.

가필드 부사장은 최근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오징어 게임>의 탄생 배경을 두고 "오랜 역사와 저력을 가진 한국 콘텐츠 업계와 함께 했기에 <오징어 게임>이 탄생할 수 있었다"면서 "<오징어 게임>의 인기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한국 창작자들이 만들어낸 로맨스, 코미디, 호러, 애니메이션 작품 등은 이미 놀라운 수준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스토리텔링의 물결은 더욱 강력한 문화적, 경제적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불과 2년 만에 미국 넷플릭스 회원들의 비영어권 콘텐츠 소비가 70% 가량 증가했고, 이는 미국 미디어 지형의 근본적인 변화까지 불러오고 있다. 실제로 <오징어 게임>에 대한 미국 팬들의 사랑은 다른 분야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외국어 교육 서비스인 ‘듀오링고(Duolingo)’에서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미국인의 수가 지난달 부터 급증했다는 소식도 들린다"고 말했다.

가필드 부사장은 <오징어 게임>으로 입증된 매력적인 한국 콘텐츠와의 협업을 강화할 것이라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 한국 콘텐츠에 미화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며, 앞으로도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넷플릭스와 한국 창작 생태계의 깊은 파트너십과 우정은 마치 ‘깐부'와 같다"고 말했다.

반소를 제기하는 SKB. 출처=SKB

"돈 두 배로 받으려고? 오픈 커넥트 써라"

가필드 부사장은 <오징어 게임>의 성공과 한국 콘텐츠 시장과의 협업을 강조하는 한편, 최근 망 이용료 분쟁을 겪고있는 SK브로드밴드의 행보를 비판했다. SK브로드밴드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았으나 '한국 인터넷 사업자(ISP) 중 한 곳'이라며 사실상 SK브로드밴드를 지적했다는 분석이다.

가필드 부사장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수 있는 교차로에 인터넷 게이트키퍼가 있다"면서 "한국 인터넷 사업자(ISP)는  넷플릭스가 소비자 여러분이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는 이유만으로, 자사의 지배적인 영향력을 동원해 자의적으로 정한 금액을 저희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로부터도 받아내려 한다"고 비판했다. 

가필드 부사장은 "넷플릭스만의 콘텐츠 제공 프로그램인 오픈 커넥트(Open Connect)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으나 해당 ISP는 거부하고 있다"면서 "이유가 무엇일까? ISP가 소비자와 CP 모두에게 비용을 청구하면 양쪽으로부터 두 배로 돈을 받아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출처=넷플릭스

무슨 일 벌어지고 있나

가필드 부사장의 메시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망 이용료 분쟁을 이해해야 한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망 이용료를 두고 오랫동안 대치한 바 있다. 국내에서 넷플릭스의 인기가 높아지자 ISP인 SK브로드밴드의 트래픽 부담이 커졌고, 결국 넷플릭스가 망 이용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며 두 회사는 법적 공방까지 벌이기 시작했다.

1심 판결은 SK브로드밴드의 판정승이다. 법원은 "원고(넷플릭스)가 피고(SK브로드밴드)를 통하여 인터넷 망에 접속하고 있거나, 적어도 피고로부터 피고의 인터넷 망에 대한 연결 및 그 연결 상태의 유지라는 유상의 역무를 제공받고 있다"면서 "원고는 피고에게 적어도 피고로부터 피고의 인터넷 망에 대한 연결 및 그 연결 상태의 유지라는 유상의 역무를 제공받는 것에 대한 대가(연결에 대한 대가)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가 제기한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소 패결 판결을 내린다는 뜻이다.

넷플릭스는 항소를 결정했다. "이번 판결은 CP와 ISP 간 협력의 전제가 되는 역할 분담을 부정하고 있다"면서 "법원은 SK브로드밴드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대가를 지급할 의무가 넷플릭스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인터넷 거버넌스를 토대로 발전해 온 인터넷 생태계의 근간을 위협할 수 있는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법원이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주면서도 망 이용료에 대한 협상을 따로 해야 한다고 명시한 점을 두고 망 이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고 해석했다.

SK브로드밴드는 반소했다.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 망은 초기 구축 및 매년 유지관리에 상당한 투자가 수반되어 당연히 유상으로 제공되는 것임에도 넷플릭스가 대가 지급 없이 회사의 망을 이용하고 있다”며 “1심 판결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가 협상에 전혀 응하지 않은 채 망 이용대가 지급을 이행하지 않아 부당이득반환 법리에 의거 반소를 제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강신섭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는 반소장을 제출하며 "1심 소송에서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를 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있었지만 넷플릭스는 여전히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양측의 주장은 간단하다. SK브로드밴드는 네이버 (KS:035420) 및 카카오 (KS:035720) 등이 망 이용료를 내고 있음에도 넷플릭스는 이 의무를 부정하고 있으며, 조속히 망 이용료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넷플릭스가 해외 ISP에 망 이용료를 내고 있으면서 국내에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반면 넷플릭스는 ISP인 SK브로드밴드가 이미 고객으로부터 비용을 받으면서 CP인 넷플릭스에게 별도의 망 비용을 받는 것은 이중납부라는 지적이다. 

사태가 평행선을 달리는 사이 <오징어 게임>의 역대급 흥행이 시작되며 국내 제작진과 배우로 구성된 한국 제작사가 그 과실을 누리지 못하고, 오로지 '넷플릭스만 좋은 일 했다'는 비판이 나오며 정국이 출렁이기 시작했다. 사실 이 문제는 <오징어 게임>에 배팅하지 못한 한국 콘텐츠 제작 환경에 대한 고찰이 우선되어야 함에도 글로벌 기업이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서 한극을 착취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굳어졌고, 자연스럽게 망 무임승차만 고집하는 넷플릭스에 대한 비토로 흘러갔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와 오징어게임 인기를 화두로 망 이용료 문제까지 언급하는 일이 벌어지며 양측의 신경전은 더욱 고조된 분위기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도 더 이상 물러날 수 없게 됐다는 뜻이다. 가필드 부사장의 강경한 메시지 행간에 숨겨진 위기감이 선명한 이유다.

건곤일척의 싸움

SK브로드밴드도 소모적인 망 이용료 분쟁을 끝내고 싶어 한다. 당장 넷플릭스와 웨이브, 왓챠 등 다수의 OTT들이 충돌하며 경쟁하는 상황에서 SK텔레콤은 기업분할을 통해 새로운 출발을 시작할 참이다. 넷플릭스와 필요이상으로 날을 세우며 부딪치는 것은 전력의 손실이다.

나아가 디즈니플러스에 이어 애플TV 플러스까지 국내 시장에 출격하는 가운데 ISP인 SK브로드밴드는 망 이용료 분쟁을 조속히 해결해 앞으로 닥쳐올 CP-ISP 관계정립을 빠르게 정리할 필요성도 있다. 애플TV 플러스가 SK브로드밴드와 손을 잡은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의 분쟁을 어떻게 마무리함에 따라 향후 CP-ISP 관계정립을 쉽게 가져가거나 어렵게 끌고갈 수 있다.

넷플릭스도 이제는 시간이 별로 없다. 1심 판결 직후 항소를 결정할 당시만 해도 넷플릭스는 당시 판결문이 망 이용료에 대해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다는 입장이었으나, <오징어 게임> 흥행으로 한국에서 글로벌 플랫폼인 넷플릭스에 대한 비토 정서가 커지는 것을 좌시할 수 없게 됐다. 소위 넷플릭스법이 통과되는 상태에서 글로벌 기업에 대한 분위기가 악화되는 한편 정치권에서도 압박에 나서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생겼다. 

글로벌 최초로 CP를 압박하는 넷플릭스법이, 넷플릭스 사상 최고의 콘텐츠를 만들어 낸 한국에서 나왔다는 점은 넷플릭스 입장에서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 연장선에서 가필드 부사장의 메시지가 나왔다. 넷플릭스는 결국 SK브로드밴드가 고객과 CP 양쪽에서 돈을 수금하려 무리한 몽니를 부리고 있으며, 오픈 커넥트라는 대안이 있음에도 SK브로드밴드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여기에는 한국 콘텐츠가 넷플릭스와 협력해 상당한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거론된다.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한국에 큰 이득을 주고 있다는 구글의 논리와 비슷하다.

한 발 더 나아가 인터넷 정신을 부각시키는 쪽에 화력을 집중시킬 분위기다. '자유롭고 열린 인터넷 환경'에서 <오징어 게임>과 같은 콘텐츠가 등장할 수 있으며, 당연히 ISP인 SK브로드밴드도 기존 자유로운 인터넷 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분간 양측의 신경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1심 판결 후 항소, 반소가 빗발친 가운데 한동안 살얼음판 정국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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