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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반도체 양강'이 부활했다. 삼성전자(KS:005930)와 SK하이닉스(KS:000660)가 올해 1분기 인공지능(AI) 붐과 업황 회복에 힘입어 조(兆) 단위 영업이익을 거두는 '깜짝 실적'을 냈다.
2분기 전망도 밝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가 장밋빛이다. 양사는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과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앞세워 상승세를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1Q 1.9조 '흑자'…그보다 더 번 SK하이닉스 '2.9조'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931.9% 증가한 6조 606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한 해 영업이익(6조 5700억 원)보다 많다.
주력인 반도체(DS) 부문이 반등에 성공한 영향이 크다. DS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1조 9100억 원으로 2022년 4분기(2700억 원) 이후 5분기 만에 흑자를 냈다. DS 부문은 지난해 내내 조 단위 적자를 기록했다.
DS 부문의 매출도 뛰었다. 1분기 23조 1400억 원으로 직전인 지난해 4분기 매출(21조 6900억 원)보다 6.6% 증가했다.
메모리의 선전이 실적을 견인했다. 메모리 1분기 매출은 17조 4900억 원으로 DS 부문 전체의 75.6%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8조 9200억 원)와 비교하면 96% 증가한 수치다.
적자 탈출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4분기 흑자로 돌아선 D램이 1분기에도 영업이익을 냈고 낸드플래시도 1분기 흑자 전환했다.
SK하이닉스 1분기 성적표도 두드러진다. 매출 12조 4296억 원, 영업이익 2조 8860억원을 거뒀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과 두 번째로 많은 영업이익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44.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직전 분기 매출(11조 3055억 원)보다는 9.9%, 영업이익(3460억 원)은 734% 급증했다.
SK하이닉스의 실적 상승은 메모리가 모두 흑자로 돌아선 덕분이다. D램은 지난해 3분기부터, 낸드는 올해 1분기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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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전한 메모리…2분기에도 HBM·SSD 믿는다
삼성전자의 1분기 호실적을 견인한 건 고부가가치 메모리인 첨단 D램 HBM과 낸드인 SSD가 각각 꼽힌다. AI 붐을 타고 주목받는 제품들이다. 1분기 평균판매단가(ASP)가 전 분기 대비 D램은 20% 가까이, 낸드는 30% 이상 오르는 등 메모리 업황이 빠르게 회복된 것도 한몫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생성형 AI가 촉진한 메모리 수요 증가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HBM과 서버 SSD 비중을 늘리며 비트 출하량 확대보다는 ASP 개선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도 HBM의 역할이 컸다.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HBM 시장 점유율 1위이며, AI 반도체 선두주자인 미국 엔비디아에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낸드인 기업용 SSD도 실적 상승을 뒷받침했다. 자회사 솔리다임의 QLC(쿼드러플레벨셀) 기반 SSD도 늘어나는 수요에 적기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분기에도 HBM과 SSD 전망이 밝다. 삼성전자는 이달 5세대 HBM인 HBM3E 8단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 이르면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다.
SSD에도 집중한다. 2분기에는 서버용 SSD 출하량을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SD는 학습·추론 등 AI 훈련을 위해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데다 전력도 적게 사용해 빅테크들이 너도나도 찾고 있다.
SK하이닉스도 2분기 HBM3E 제품 판매 확대를 늘린다. 이에 따라 HBM3E를 포함한 D램은 1분기 대비 10% 중반대의 출하량 증가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한발 앞선 1분기 말부터 HBM3E 양산과 공급을 시작한 상태다.
낸드 중에서는 기업용 SSD인 eSSD에 기대를 걸고 있다. SK하이닉스 측은 "2분기 낸드 출하량은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수요 개선세가 뚜렷한 eSSD 판매는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는 7조 6791억 원, SK하이닉스는 4조 3693억 원에 이른다. 1분기보다 영업이익 전망치가 크게 오른 건 메모리의 선전 예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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