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4분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보다 1100원(1.43%) 오른 7만7800원에 거래됐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60억원으로 지난 2023년 동기보다 931.8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시장 전망치(5조5946억원)를 18.1% 상회한 것이다.
IT 시황이 회복되는 가운데 메모리 사업이 고부가 제품 수요 대응으로 흑자 전환했고, 모바일 사업도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의 판매 호조로 이익을 늘렸다.
매출은 71조9156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2%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매출이 70조원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 2022년 4분기(70조4646억원) 이후 5분기 만이다. 순이익도 6조7547억원으로 328.98% 늘었다.
1분기 실적을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매출 23조1400억원, 영업이익 1조9100억원을 기록했다. DS 부문 역시 지난 2022년 4분기(2700억원) 이후 5분기 만이다. 지난 2023년에는 반도체 업황 악화의 여파로 연간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메모리 감산 효과로 D램과 낸드의 가격이 올랐고,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충당금 환입 규모 확대로 예상보다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또한 지속적인 메모리 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 기대감으로 전반적인 구매 수요가 강세를 보였고, 지난 분기에 이어 DDR5와 고용량 SSD 수요 강세가 이어져 흑자 전환했다.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 신제품용 시스텝온칩(SoC), 센서 등 부품 공급은 증가했으나 패널 수요 둔화에 따른 DDI 판매 감소로 실적 개선은 예상 대비 둔화됐다. 파운드리는 재고 조정으로 매출 개선이 지연됐으나 효율정 팹(fab, 반도체 생산공장) 운영으로 적자 폭은 소폭 축소됐으며 역대 1분기 최대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매출 47조2900억원, 영업이익 47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 경험(MX)은 스마트폰 시장의 역성장에도 첫 AI폰인 갤럭시 S24의 판매 호조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다.
TV 사업은 비수기 진입으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 가전 사업은 비스포크 AI 등 고부가 가전 매출 비중이 늘며 수익성이 향상됐다. 삼성전자 1분기 시설투자액은 1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반도체는 9조7000억원, 디스플레이는 1조1000억원 수준이다.
강진혁 신한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실적 발표에서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매출 전망을 제시한 점이 (반도체주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 중 가장 처음으로 실적을 보고하는데, 다양한 사업에 이르는 폭넓은 고객층을 보유한 만큼 IT 실적 관련 시금석으로 볼 수 있다"면서 "달러의 강세가 주춤한 점도 우호적인 수급 여건을 제공해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