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시중은행 대출 창구.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체질 개선을 위해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비중을 확대하라고 주문하면서 은행권이 금리시스템 개편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고정금리 역할을 맡아온 '혼합형'과 함께 5년 주기로 대출금리가 변동되는 '주기형' 상품을 늘리면서 판매 증진 방안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 24일 금리변동 주기가 5년인 '주기형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했다. 하나은행도 지난 2월 말 주기형 대출을 새롭게 도입했으며, 국민·신한·우리 등은 지난해부터 주기형 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출금 상환 방식은 크게 혼합형과 변동형, 주기형으로 나뉜다. 혼합형(고정+변동)은 5년간 고정금리를 적용한 후 6개월 변동금리로 바뀌고, 변동형은 6개월마다 대출 금리가 바뀌는 방식이다. 주기형은 혼합형처럼 변동금리로 전환되지 않고 5년 주기로 고정금리가 갱신되는 형태다.
은행권이 최근 주기형 대출을 도입하는 이유는 금융당국의 주문 때문이다. 금감원은 소비자의 금리변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변동형 비중을 낮추고 '주기형' 비중을 30%까지 맞추라고 요청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고정금리 상품 중에서도 혼합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여전히 금리변동 리스크가 있어 '주기형'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주담대 금리를 보면 대부분 '주기형 대출'에 더 저렴한 낮은 금리를 매기고 있다.
지난 25일 기준 농협은행의 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3.39~5.59%로 혼합형 3.73~5.63%보다 하단 0.34%포인트(p) 낮았다. 우리은행의 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3.87~5.07%로 혼합형 5.09~5.48%보다 1.22%p 낮았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3.66~5.67%였는데, 혼합형 대출을 없애고 주기형만 취급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주기형과 혼합형의 대출 금리가 같았다. 국민은행의 주담대 주기형·혼합형 금리는 3.46~4.86%로 동일했고, 하나은행도 비대면 가산 금리를 제외하면 하단이 3.54%로 동일했다.
이 경우 소비자 입장에선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다. 주기형과 혼합형 모두 5년간 금리가 고정되지만 그 이후 고정금리가 유지되느냐, 변동금리로 전환되느냐의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주택담보대출 이용자의 경우 대부분 3년이 지나면 더 낮은 금리 대출로 갈아타기를 시도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 5년 이후의 금리 형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만약 주기형과 혼합형의 금리가 다르면 더 낮은 금리 형태로, 같으면 은행원의 추천대로 선택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