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측은 두 사장의 해임에 대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중요 결의 사항에 대한 분쟁을 초래하고 회사에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끼쳐 명예나 신용을 손상시키는 행위를 지속한 이유라고 밝혔다.
특히 임종윤 사장은 오랜 기간 개인사업과 타 회사(DXVX)의 영리를 목적으로 당사 업무에 소홀히 하면서 지속적으로 회사의 명예를 실추했다는 점도 해임의 사유라고 강조했다. 머니S는 한미와 OCI 그룹 간 통합을 반대하다 사장직에서 해임된 임종윤 사장을 26일 화제의 인물로 선정했다.
지난 1월12일 한미그룹은 OCI그룹과 통합에 관한 합의 계약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기업의 통합이 이뤄질 경우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를 보유하면서 대주주가 되고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은 OCI홀딩스의 주식 10.4%를 보유하게 된다. OCI그룹은 이 계약을 위해 자기자본 대비 22.8%에 해당하는 7703억원을 투자한다.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이유는 이번 계약을 위한 논의 과정에서 한미그룹의 장남인 임종윤 사장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계약은 임주현 사장에게 한미약품 승계를 유리하게 만든다고 봤다.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의 중대한 결정을 하는 것에 대주주인 자신을 배제하고 결정했다는 것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통합 반대에 나섰다.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경영권 분쟁은 오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얼마나 많은 지분을 확보하는지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총, 모녀 vs 형제 표대결 임박
임종윤 사장은 지난 21일 서울 전국경제인연합회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한미약품을 "450개 화학약품 만든 한미약품, 100개 바이오시밀러를 만들 수 있다. 1조원 이상 투자 유치로 시총 200조원 이상의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의 정기주총(28일)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임종윤 사장이 주주들에게 경영자로서의 자격이 있다는 점을 과시한 것이다.
임종윤 사장은 "지난해 북경한미약품의 순이익률이 25%에 이르렀다"며 "한미약품은 10% 미만으로 안다. 북경한미약품을 이끌었던 경험자로서 한미약품의 순이익률 30% 도달을 약속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임종윤 사장은 최소 1조원의 투자금을 유치해 바이오시밀러 100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이끌어갈 한미약품의 모습은 CDO(위탁개발)와 CRO(위탁연구)에 있다고 부연했다.
1조원의 투자유치를 통해 바이오 공장을 건설하고 바이오시밀러 생산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임종윤 사장은 연구개발(R&D) 전문화로 차별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팬데믹 발생 시 필요한 의약품을 반드시 만드는 한미약품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형제 연합' 측은 이번 한미사이언스 주총 안건으로 임종윤 사장·임종훈 사장·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이사(기타비상무이사) 외 배보경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기타비상무이사)·사봉관 변호사(사외이사) 등 총 5명을 이사회 후보로 내세웠다.
임종윤 사장은 "이러한 목표는 지금도 늦었지만 한미약품이라면 늦게 출발해도 이뤄낼 수 있다"며 "의결권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약속한 일들을 반드시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임종윤 사장 측의 들어줬다. 신 회장이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12.15%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번 결정이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에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