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캐스팅보트를 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임종윤·임종훈 사장의 편에 서기로 했다. 임주현 사장이 임종윤·임종훈 사장과의 표 대결에서 패할 경우 OCI그룹은 통합을 기반으로 한 성장동력 확보에 실패할 전망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오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제5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종윤·임종훈 사장을 위해 의결권을 행사할 계획이다. 사내이사 임주현 사장,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선임의 건에 반대하고 임종윤·임종훈 사장 선임의 건에 찬성표를 던질 전망이다. 사외이사·기타비상무이사·감사위원도 임종훈·임종훈 사장이 제안한 인물을 선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 회장은 최근 입장문을 통해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새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빠르게 안정시키길 바란다"고 밝혔다.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회장의 고향 후배이자 서로 막역한 사이였던 신 회장은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의 통합도 반대하고 있다.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의 통합은 각 회사의 장기적 발전보다는 대주주들의 개인적인 이슈 해결을 위한 통합이라는 게 신 회장 시각이다. 이 회장과 임주현 사장은 통합을 통해 우호지분을 확보하고 각각 회사 최대주주 역할을 할 수 있다.
신 회장 선택으로 임종윤·임종훈 사장이 주총 표 대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커졌다.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임종윤(12.12%)·임종훈(7.20%) 사장의 지분을 합치면 총 31.47%에 달한다. 임종훈 사장 측 특수관계자 등의 지분을 더하면 총 40.57%까지 확대된다.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12.56%)을 비롯, 임주현 사장(7.29%) 측 지분은 총 35.0%에 그친다. 이마저도 가현문화재단(4.90%), 임성기재단(3.00%) 지분을 합친 수준이다. 가족 간 분쟁에 있어 중립의 자세가 요구되는 공익재단(가현문화재단·임성기재단) 지분을 빼면 임주현 사장 측 지분은 27.1%로 떨어진다.
지분 20.50%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은 임종훈·임종윤 사장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한미사이언스 주주 A씨는 "부광약품은 OCI그룹에 인수된 후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다"며 "제약 영업팀 인맥이 부족한 OCI그룹과의 통합으로 꾀할 수 있는 시너지가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주주 B씨는 "신 회장이 임주현·임종윤·임종훈 사장과 각각 만나 얘기를 나눈 후 임종윤·임종훈 사장의 손을 잡은 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