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GL은 한미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의스 이사회 후보 6인에 대한 의결 안건에 대해 찬성한다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가 내세운 후보 6명은 임주현 사내이사·이우현 사내이사·최인영 기타 비상무이사·김하일 사외이사·서정모 사외이사·박경진 사외이사 등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월12일 OCI그룹과 통합에 관한 합의 계약서를 체결하면서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본 계약이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의 주도로 진행돼 한미그룹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의 중대한 결정을 하는 것에 대주주인 자신을 배제하고 결정했다는 것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임종윤 사장이 한미약품과 OCI그룹의 통합을 반대한 이유는 경영권 승계 구도 재편과 연결됐기 때문이다.
통합이 이뤄지면 OCI홀딩스는 이우현 OCI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각자 대표로 경영을 맡게 되며 한미약품은 임주현 사장이 지배한다. 이에 임종윤 사장은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과 손을 잡고 법적 대응(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에 들어갔다.
이른바 '형제 연합'은 이번 한미사이언스 주총 안건으로 임종윤 사장·임종훈 사장·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이사(기타비상무이사)·배보경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기타비상무이사)·사봉관 변호사(사외이사) 등 5명을 이사회 후보로 내세웠다.
이사회 공석은 6명이며 득표순으로 가리는 것으로 한미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양측이 이번 주총에서 얼마나 많은 지분을 확보하는 것에 달렸다.
이런 가운데 GL은 모녀 측의 이사회 후보자에 모두 찬성하고 형제 연합의 이사회 후보자에게는 모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GL 측은 한미사이언스와 OCI 통합을 구성하는 구주 매각·현물출자·유상증자 신주발행 세 가지 거래 중 구주 매각과 현물출자가 제3자(회사의 주주이나 개인의 자격을 가진 자)와 OCI홀딩스 사이에 이뤄진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가 직접 당사자인 거래는 '유상증자 신주발행'이라며 단일 금융 거래에 대해 허용 가능한 수준의 지분 희석이므로 유상증자를 진행하더라도 이는 주주들에게 중대한 주가 희석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봤다. 신주발행 주가 역시 통합 계약 공지 전의 시장가격 수준이라는 평가다.
한미사이언스가 유상증자 수익금 중 1000억원을 차입금 일부로 상환하고 나머지 1400억원을 운전자금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OCI와 통합 이후 한미사이언스가 추가적인 사업 계획을 추진할 수 있다"며 "주주제안 측은 구체적 기업활동 대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방안 등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