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여세린 기자]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메리츠화재의 약진으로 삼성화재가 독주하던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23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전날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DB손해보험이 일제히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먼저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574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2%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3~4년 동안 급성장세를 보인 메리츠화재는 2022년 순이익 3위에 이어 지난해에는 순이익 1조5367억 원의 DB손해보험을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섰다.
1위인 삼성화재와의 격차도 1806억 원으로 처음으로 1000억 원대로 좁혔다.
특히 4분기 순이익은 2787억 원을 기록해 손보사 중 1위를 차지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출혈 영업 경쟁에 동참하지 않고 우량 계약 중심의 매출 성장에 집중하며 효율적인 비용 관리 등 본업 경쟁력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DB손보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 5367억 원으로 전년보다 21.1%나 줄었다.
DB손해보험 (KS:005830)은 괌과 하와이 자연재해 사고로 인한 손해가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DB손보는 괌과 하와이, 캘리포니아 등 4곳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DB손보 관계자는 “일회성 요인으로 당기순이익은 감소했지만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은 12조 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위권 손보사들 구도 역시 흔들렸다.
만년 9위였던 롯데손해보험이 농협손해보험과 한화손해보험을 제치고 7위에 올라선 것이다.
302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롯데손보와 6위인 흥국화재의 차이는 불과 150억 원이다.
농협손보의 1453억 원과 비교하면 롯데손보는 무려 2배가 넘는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장기 보장성보험 확대를 통한 CSM 증가, 보험계약 질적 개선, 투자자산 재조정 등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