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여세린 기자] 4대 금융 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지난해 15조 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거둬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그 성적표는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반면 우리금융은 20%대 가까이 급감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14조9682억 원으로 집계됐다.
K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4조6319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리딩금융' 지위를 공고히 했다.
특히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전년대비 성장세를 기록해 주목된다.
KB금융의 성장세는 증권‧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의 기여도가 확대되고, 비이자이익 중심의 견조한 실적 개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KB금융 (KS:105560) 관계자는 “전사적 차원의 비용효율성 개선 노력의 결실로 그룹 CIR도 역대 최저 수준인 약 41%를 기록했다”며 “작년 2월에 발표한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에 따라 주주환원 정책을 충실히 이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금융은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감소폭을 보였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19.9% 급감해 2조5167억 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도 전년보다 3.3%(1190억원) 감소한 3조451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 같은 이익 감소세 배경에는 민생금융지원 등 일회성 비용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 비경상적인 비용이 있다.
신한금융은 4조3680억 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기록한 최대 실적(4조6656억)에는 미치지 못했다.
2022년 증권 사옥 매각 이익(세후 3220억 원)이 발생한 후 소멸된 것을 고려하면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부동산 PF등 불확실성 대비하기 위하여 충당금 적립이 작년대비 2500억 증가하였고, 상생금융 실천을 위해 3000억 지원이 있었다”고 설명하며 “일회성 비용으로 희망퇴직비용이 작년대비 400억 원 정도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비이자이익 부문에서도 4개 금융지주의 희비는 엇갈렸다.
KB금융은 지난해 비이자이익 역시 4조 874억 원으로 80.4% 증가했다.
그룹 핵심 사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와 인수합병(M&A)을 통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이 비이자이익 급증의 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어 하나금융이 65.3% 늘어난 1조 9070억 원, 신한금융이 51.0% 증가한 3조 4295억 원을 기록한 반면, 우리금융은 1조 948억 원으로 4.7%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건정성을 개선하며 계열사를 정비해 그룹 자본시장 경쟁력을 강화했다”면서 “올해는 위험가중자산 관리 등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선택과 집중의 성장전략, 자산관리부문 등 그룹 시너지 강화를 통해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