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아파트단지.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서울] 서울 아파트 임대차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전세의 월세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 서민·중산층 주거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아파트에서는 올해(1~5월) 들어 전용면적 84㎡ 타입의 임대차 계약 중 26건이 모두 '월세'를 끼고 이뤄지면서 전세 계약건수를 앞질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5건 중 2건이 전세 계약이 더 많았지만, 올해는 대부분의 집주인이 월세 낀 매물을 내놓고 있다.
월세 수요가 많아지면서 전셋값은 하락하고 월세는 올랐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이 올해 2월 전용면적 84㎡ 6층 기준으로 보증금 3억원에 월세 390만 원에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약 2년 새 월세가 최대 90만원 오른 것이다. 반면 전세는 전용 84㎡(2층)가 올해 1월 14억 5000만 원에 거래되며 직전(2021년 4월) 거래가격인 16억 5000만 원보다 2억 원 하락했다.
이 밖에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역삼래미안 역시 전용 59㎡ 월세 가격이 보증금 3억 원에 200만 원 선이다. 2년 새 150만원에서 50만원가량 뛰었다. 그러나 전세의 경우 전용 59㎡의 가격이 9억원으로 직전(2022년 1월) 거래 가격인 9억 원보다 2억 원 낮아졌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세입자들은 여전히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20억원 안팎의 보증금을 조달하기는 부담스럽다"며 "기존 세입자들도 재계약 때 전세금 인상분을 월세로 돌리려는 추세"라고 전했다.
대법원 등기정보과장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임대차 계약 269만8610건 중 월세는 139만9201건으로 51.8%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월세 거래 비중은 재작년까지만 해도 40%대 초반에 머물렀지만, 작년 들어 급격히 올라 2010년 집계 이래 처음으로 50%를 넘겼다.
전문가들도 월세화가 뚜렷해진 것만은 분명하다고 분석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세입자 주도로 월세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 요인"이라며 "전세대출이자 부담과 월세를 비교했을 때 월세가 더 저렴하다는 경제적 목적과 깡통전세를 피하기 위한 생존본능이 작용하면서 월세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금리가 안정되기 전까지는 심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