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미국/북중남미]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 중 하나로 꼽히던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최근 기업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라클 (NYSE:ORCL)은 본사를 오스틴 밖으로 이전하고, 테슬라 (NASDAQ:TSLA)는 이곳에서 급격하게 확장했지만 다시 철수하고 있다. 오스틴 상업용 사무실 공간은 거의 4분의 1이 비었고, 주거용 부동산은 팬데믹 때 찍은 정점으로부터 전국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다.
오스틴은 낮은 세금과 화창한 날씨 덕에 캘리포니아의 기업들을 끌어들였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바뀌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 23일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은 회사 본사를 텍사스의 수도 테네시주 내슈빌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오라클은 2020년 본사를 오스틴으로 옮겼다.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대도시로 12년 연속 선정된 오스틴은 지금은 그 위상을 크게 잃었다. 콜리어스 자료에 따르면 오스틴의 공실률은 미국 평균보다 5%p 더 높다. 레드핀 자료에 따르면 이 곳의 주택 가격은 2022년 5월 팬데믹때 기록한 최고치 대비 18% 하락해 미국 50대 대도시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오스틴의 경제는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 실업률은 3.5%로 전국 평균보다 낮고, 시내는 건설 크레인으로 가득하다. 삼성전자는 교외 지역에 170억 달러 규모 공장을 설립하고 총 4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메타, 애플 (NASDAQ:AAPL), 구글의 주요 사업장도 이 곳에 있다.
팬데믹 기간 오스틴으로 많은 기업들이 이전해 왔지만 그 이후 흐름이 둔화됐다. 2022년에는 64개 기업이 본사나 중요한 사업부를 오스틴으로 이전했지만, 2023년에는 그 수가 37개로 줄었다. 올해 오스틴으로 이전한 기업은 11개에 불과하다.
메타는 오스틴 시내 새 사무실 공간으로 이전하지 않고 일부를 전대하기로 했다. 한 매체는 구글이 오스틴 시내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35층 건물에 아직도 입주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오스틴에 본사를 둔 테슬라는 이번 달 전 세계 인력의 10% 이상 감축하는 계획의 일환으로 이 도시에서 2600여명의 직원을 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스틴에 위치한 파트너스 부동산 부사장인 스티브 트리올레는 지난 몇 년 간 오스틴 주택 가격이 폭등해 생활비에 비해 너무 비싸져, 전보다 이점이 줄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그는 오스틴이 뉴욕 등 해안 지역보다 여전히 저렴하고 다른 텍사스 도시보다 앞서간다고 덧붙였다.
한편 무디스는 오스틴의 치솟는 부동산 가격을 소득이 따라가지 못한다며 가장 과대평가된 지역 중 하나로 꼽았다. 이 회사 이코노미스트인 매튜 월시는 오스틴 주택 가격이 향후 2년간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