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전문가 현장 시찰단 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위원회 위원장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시찰 활동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31일 “도쿄전력으로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다핵종제거설비(ALPS) 입·출구 농도 원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처리 시설에 대한 정부 시찰단 단장인 유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시찰결과를 보고하며 "ALPS의 방사성 핵종 제거 성능과 장기간 안정적 운영 가능성을 중점 점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ALPS는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TEPCO)이 오염수에 녹아 있는 각종 방사선 물질(핵종)을 제거하기 위해 일 도시바·히타치를 통해 만든 설비다. ALPS 입·출구 농도는 방사성 오염수 정화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로 주목돼왔다.
시찰단은 ALPS 외에 측정확인용 설비(K4탱크군), 방출(이송·희석·방출) 설비와 중앙감시제어실, 화학분석동(방사능분석실험실) 등을 점검했다.
정부 시찰단은 지난 21~26일 5박 6일 일정으로 후쿠시마 현장을 시찰했다.
시찰단은 연 1회 농도 분석을 하는 64개 핵종에 대해 2019년부터 작년까지 4년간 운전된 설비의 데이터를 받았다. 특히 검출된 적이 많은 핵종 10여종에 대해서는 주 1회 측정한 입·출구 농도를 확보하고, 핵종 흡착제 교체 시기도 확인했다.
시찰단은 삼중수소 희석·방출설비의 경우 해수 이송펌프가 충분한 용량으로 설계된 것을 확인했으며, 오염수 희석이 원활치 않은 경우 해양방출을 긴급 차단할 수 있는 설비가 완비돼 있는지도 살폈다.
유 위원장은 "주요 설비들이 설계대로 설치돼 있는 것과 이상 상황 시 오염수 방출을 차단하기 위한 수단도 확인했다"며 "구체적 자료를 확보해 과학 기술적 검토 과정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보다 정밀한 판단을 위해 추가적인 분석·확인 작업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물을 원전 부지 내 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오염된 물은 ALPS 등으로 처리해 대부분의 방사성 핵종이 제거된 상태라고 도쿄전력 측은 주장한다. 그러나 삼중수소(트리튬)는 처리되지 않아 논란이 돼왔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를 자국 규제 기준의 40분의 1인 1L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바닷물로 희석해 이르면 오는 7월부터 방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