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월3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달러/원 환율은 3일 국내외 증시와 관련 수급을 살피며 변동성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 환율 장중 변동폭이 10원을 넘는 것은 예사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환율이 럭비공처럼 움직이는건 어찌보면 당연해보인다.
간밤 뉴욕 주요 주가지수는 약 2% 상승했다. 지난주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 330만건에서 약 665만건으로 두 배 늘어 로이터 전망치 350건을 크게 웃돌았지만 20% 넘게 폭등한 국제유가 여파 속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고용시장의 암울한 수치는 가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요 산유국들에 긴급 회의를 요청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와 러시아가 산유량을 일일 1000만배럴에서 1500만배럴까지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달러/원 급등을 촉발시켰던 대외 요인으로 유가 폭락과 이에 따른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유가의 과격한 되돌림은 달러/원 하락에 우호적일 수 있다.
하지만 현 시장 여건은 그렇게 여유롭지도 단순하지도 않다.
전례없이 폭증한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를 보더라도 앞으로 닥칠 경제 상황은 그야말로 공포스럽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사는 올해 세계경제의 심각한 경기침체가 기본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가 이미 폭넓게 예상되고 있다지만 실제 맞닥뜨려야할 현실에 대한 내성은 아직 생기지도 않았다. 정책 기대로 심리가 어느정도 지지되고 있지만 이같은 기대가 조금이라도 흔들릴 때마다 시장은 출렁거릴 수 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달러/원 환율은 위아래 진폭이 큰 변동성 장세를 당분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국내외 주식시장과 보폭을 함께 하고 있는 만큼 환율의 반응 속도도 훨씬 빨라질 수 있다.
심리 뿐만 아니라 수급도 최근 주식과 관련된 수급이 주목받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날까지 21거래일째 국내 유가증권을 팔아치운 가운데 이에 따른 역송금 수요를 비롯해 다음주부터 본격화되는 외인 배당 달러 수요까지 이래저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달에 전개됐던 환율의 일방적인 폭등세는 분명 가라앉았다. 하지만 국내외 금융시장은 여전히 불안하다. 이같은 심리가 최근 환율 움직임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하락할 때마다 유입될 저가 매수세는 어찌보면 상수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 심리가 취약해진 가운데 시장 유동성 버퍼는 훨씬 약화된 상태다. 그렇다면 환율은 하단이 보다 단단하게 버티는 변동성 장세를 예상할 수 밖에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