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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KH그룹도 이 수법…개미들만 털리는 '신종 머니게임'

입력: 2022- 11- 22- 오전 03:30
© Reuters.  쌍방울·KH그룹도 이 수법…개미들만 털리는 '신종 머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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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한계기업이다. 신용등급도 없다. 그럼에도 발행금리는 제로 수준이다. 특정인만 참여할 수 있는 사모 방식으로 자금을 모집한다. 투자자가 줄을 선다.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시장이 얼어붙었지만 이곳만은 무풍지대다. 코스닥 전환사채(CB) 발행시장 얘기다.

CB를 발행해 조달한 돈은 기업 인수합병(M&A)에 쓰인다. M&A는 테마를 형성하고 주가는 요동친다. 요즘 코스닥시장에서 되풀이되는 무자본 M&A의 전형이다. M&A는 수단일 뿐 본질은 ‘머니게임’이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전환사채를 활용한 무자본 M&A가 자본시장을 좀먹고 있다. 검찰 수사를 받는 쌍방울그룹, KH그룹, 에디슨모터스, 비덴트 (KQ:121800) 등이 모두 똑같은 수법을 썼다. ‘CB 공장’을 돌려 그들만의 왕국을 세웠다. 금융감독원은 코스닥 기업을 ‘CB 찍는 공장’이라고 부른다. 이 과정에서 CB 투자자가 큰돈을 번다는 사실을 모두 알게 됐다. CB를 인수하고 1년을 기다리면 때마침 테마를 타고 주가가 급등하기 일쑤다. 그때 CB를 주식으로 바꿔 시장에서 매각한다. ‘신흥 회장님’이 속출하는 배경이다.

이들은 유명 여배우의 남자친구가 되기도 하고 정치권에 로비 자금도 대준다. 심지어 북한에 달러를 퍼주기도 했다.

무자본 M&A는 현재 진행형이다. 코스닥 기업 하이드로리튬(옛 코리아에스이)은 신생 업체 리튬플러스에 인수되면서 두세 달 사이 주가가 15배 가까이 뛰었다. 리튬플러스의 형제 기업인 리튬인사이트가 인수한 코스닥 기업 WI도 네 배 이상 뛰었다. 서로 CB를 연쇄 발행하면서 무자본 M&A가 꼬리에 꼬리를 문다.

기업가는 없고, 수상한 신흥 부자만 속출하고 있다. 권력형 머니게임 의혹도 짙다. 검찰, 정치권 출신도 등장한다. 머니게임이 끝나면 주가는 10분의 1 토막 나면서 추격 매수에 나선 개미들이 큰 손실을 보기 일쑤다.

하지만 속수무책이다. 금융당국이 이 같은 비정상을 오랜 기간 방치하면서 곳곳에서 경계선이 허물어졌다. 증권사와 사모펀드(PEF), 벤처기업마저 머니게임에 발을 들이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선량한 투자자의 몫이다.

한국경제신문은 건전한 자본시장 조성을 위해 신종 머니게임을 심층 분석하는 기획 시리즈를 시작한다. 올 20배 폭등 리튬 테마주도 이 수법…"CB공장 돌려 무자본 M&A"

(1) '그들만의 왕국' 세운 신흥 기업사냥꾼의 비밀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은 단순 무식했다. 조직폭력배가 명동 사채를 써서 코스닥 기업 경영권을 인수한 뒤 회삿돈을 횡령한다. 이후 주가를 끌어올려 ‘먹튀’하는 식이었다. 2010년대 중반까지 그랬다.

요즘엔 다르다. 조폭과 사채업자는 없다. 대신 신흥 회장님과 ‘큰손’들이 등장한다. 제도권까지 끌어들인다. 로펌, 회계법인은 물론이고 증권사의 기업금융(IB) 자문도 받는다.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문어발 M&A는 필수다. 상장사가 상장사를 끊임없이 인수한다. 시장 기대가 높은 테마 산업군에 돈을 태운다.

실탄은 전환사채(CB)다. ‘큰손’들은 CB에 1년 이상 돈을 묻어놓는다. 이후 M&A를 통해 테마를 만들고 주가가 폭등하면 빠져나간다. 사업의 실체가 아예 없진 않다. 횡령도 없다. 그렇다고 기업 경영에 큰 뜻을 두진 않는다. 다들 ‘잿밥’(머니게임)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주가 폭등 뒤엔 新 무자본 M&A코스닥 상장사인 코리아에스이는 원래 출렁다리 제조업체다. 더블유아이(WI)는 반도체 장비업체였지만 최근 몇 년간 휴대폰 액세서리를 팔았다. 별 볼 일 없던 두 회사가 갑자기 리튬 회사가 됐다. 코리아에스이는 최근 사명을 하이드로리튬으로 바꿨고, WI는 어반리튬으로 개명 절차를 밟고 있다. 수산화리튬 제조업체 리튬플러스와 관련 특허 회사 리튬인사이트가 각각 경영권을 인수한 뒤다.

리튬플러스와 리튬인사이트는 지난해 신설됐다. 자본금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불과하다. 두 곳 모두 포스코에서 리튬 연구를 총괄했던 전웅 대표가 세웠다. 리튬 기술 개발 상황을 허위로 보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2016년 퇴사한 인물이다. 이후 영업비밀 유출 혐의로 재판을 받다 작년 6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회사를 차렸다.

두 회사는 설립 후 각각 300여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그 돈으로 하이드로리튬과 WI를 사들였다. 더 특이한 건 인수 자금을 댄 사람이다. 리튬인사이트에 WI 인수 자금을 빌려준 이는 WI의 기존 최대주주 변익성 대표다. 동시에 WI는 리튬플러스에 하이드로리튬 인수 자금을 빌려줬다. 그 결과 ‘변 대표→리튬인사이트→WI→리튬플러스→하이드로리튬’이라는 복잡한 지배구조가 생겼다.

두 상장사는 1800억원 넘는 자금을 조달 중이다. 대부분 CB 발행이다. 리튬 테마를 타고 주가가 폭등하면서 CB 투자자들은 ‘초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두세 달 사이 하이드로리튬 주가는 2000원대에서 2만8350원(21일 종가)으로 15배 가까이 뛰었다. WI 주가도 800원대에서 3900원으로 점프했다.이재명 캠프·검찰 수사관 출신도무자본 M&A가 과거와 달라진 건 등장인물이다. 검찰과 정치권 출신이 대거 등장한다. 민주노총 간부 출신으로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에 있었던 장영준 전 위원장은 리튬플러스 회장으로 불린다. 그는 올해 1월 대선 직전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범경제인 모임인 기본경제특별위원회 집행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작년에는 민주당 선거 외곽조직인 민주평화광장 산하 금융혁신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수개월 전까지 사모펀드(PEF) 제이씨파트너스 회장을 맡았다. 그의 명함엔 리튬플러스 리튬 사업총괄단장이라고 적혀 있다. 그는 “리튬플러스 초기 투자자일 뿐 회장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검찰 출신도 여럿 등장한다. 김경준 리튬플러스 공동 대표 겸 리튬인사이트 이사가 검찰 수사관 출신이다.

WI로 ‘돈방석’에 앉게 된 투자조합인 라크나가조합의 대주주(40%)도 검찰 수사관 출신인 이성락 회장이다. WI는 57억원 규모의 CB(전환가 1160원)와 보호예수 없는 10억원 규모 신주(주당 1675원), 구주 98만 주(주당 1200원)를 라크나가조합과 이 회장에게 몰아줬다. 조합과 이 회장은 현 주가 기준 200억원 안팎의 이익을 내고 있다.

얽히고설킨 ‘묻지마 M&A’무자본 M&A로 큰돈을 벌려면 CB를 최대한 많이 발행해야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어발 M&A가 필수인 이유다. 빗썸 실소유주 의혹을 받고 있는 강종현 회장도 ‘버킷스튜디오→인바이오젠→비덴트’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만드는 과정에서 CB 투자로 큰돈을 벌었다. 강 회장 가족이 등장한 2020년 8월 이후 3개 상장사의 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금액은 5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환우선주 등까지 포함하면 7913억원에 이른다.

다양한 무자본 M&A ‘프로젝트’는 얽히고설킨 경우가 많다. 투자자와 ‘선수’들이 중복된다. 예를 들어 리튬플러스에 50억원을 투자한 이브이첨단소재를 역추적하면 ‘에스엘바이오닉스→스튜디오산타클로스→넥스턴바이오→이브이첨단소재→다이나믹디자인’의 피라미드 구조가 드러난다. 모두 상장사다. 코리아에스이와 WI 주요 투자자로 등장하는 제이에이치투자조합1호는 지난달 다이나믹디자인 CB에도 투자했다.

조진형/이동훈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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