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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원두는 싫다"…블루보틀 '커피공화국' 흔들다

입력: 2019- 07- 20- 오전 02:47
수정: 2019- 07- 19- 오후 06:31
© Reuters.

그래픽=이정희 기자 ljh9947@hankyung.com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블루보틀이 상륙한 지 두 달여가 지났다. 서울 성수동과 삼청동 블루보틀 매장에는 지금도 긴 줄이 서 있다. 얼마나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는지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눈치게임 앱’까지 등장했다. 반짝 유행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짧은 유행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루보틀 효과’는 ‘커피공화국’으로 불리는 한국 시장의 지각 변동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국 시장을 눈여겨보던 아라비카, 인텔리젠시아 등 해외 스페셜티 브랜드는 직접 진출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국내 업체들은 전략 정비에 나섰다.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로 시작한 폴바셋은 도심 주요 매장을 접고 있다. 다른 커피 전문점보다 10~20% 이상 높은 가격, 대형 매장 원칙을 버렸다. 스페셜티 커피 수요가 블루보틀 등 다양한 곳으로 분산되자 대형 쇼핑몰과 호텔 내 매장 중심으로 전략을 바꿨다. 공격적으로 출점하던 할리스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 매장을 늘리기로 했다. 스타벅스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스페셜티 커피 전문 ‘리저브(R) 매장’을 계속 출점하고 있다.

이런 스페셜티 열풍은 홈카페 시장으로 이어졌다. 원두 로스팅기와 커피 분쇄기 등 커피 관련 기기 수입이 작년 3억890만달러(약 3623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블루보틀 이후…판 바뀌는 커피시장

글로벌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몰려온다

블루보틀의 두 번째 매장 서울 삼청점. 국립현대미술관 옆 멀리 인왕산이 한눈에 보이는 곳에 있다. 길가에서 공간을 한참 비워둔 채 안쪽에 자리잡아 자칫 그냥 지나칠 수도 있을 정도다. 원래 1호점 자리로 낙점됐던 곳. 건축 기간이 길어져 늦게 문을 열었지만 삼청점은 블루보틀의 철학을 온전히 담고 있는 공간이라고 평가받는다.

블루보틀 삼청점에는 카페에서 흔히 보던 의자와 테이블이 없다. 코르크로 만든 스탠딩 테이블이 미술 작품처럼 군데군데 놓여 있고, 붉은 벽돌로 만든 테이블이 있다. 1층은 현대 건축물과, 2층은 전통 가옥과, 3층은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설계됐다. 노트북을 켜고 일하거나, 누군가와 오래 앉아 이야기할 수 없는 구조다. 오로지 커피 그 자체와 공간, 풍경에만 집중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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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가 불러온 새 물결

스타벅스 이후 20년간 이어져온 한국의 전형적인 카페 문화를 블루보틀은 공간만으로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는 듯하다. 이는 스페셜티 커피의 철학과 맞물려 있다. ‘제3의 물결’이라는 이름으로 스페셜티 커피가 국내에 알려진 것은 몇 년밖에 안 됐다. 하지만 스페셜티 커피의 시작은 미국의 1970년대, 베이비붐 세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페셜티 커피는 대량 생산되는 커피에 대한 반항으로 등장했다.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1970년대 새로운 것에 목말라 있었다. 20세기 최고의 번영을 누린 세대. 해외여행도 이전 어떤 세대보다 많이 했다. 네슬레와 제너럴푸드, 프록터앤드갬블(P&G) 등이 커피 시장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는 때였지만 사람들은 새로운 것, 더 좋은 것에 열광했다.

당시 커피 가격이 급등한 것도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커지는 데 영향을 미쳤다. ‘검은 서리’라 불리는 20세기 최악의 혹한이 브라질을 덮치면서 커피값이 크게 올랐다. 싸구려 커피값까지 폭등하자 사람들은 “돈 조금 더 보태면 훨씬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고 생각하며 스페셜티 커피를 찾기 시작했다. 1980년대 들어 미국 동서부 연안 대도시는 물론 시골 마을까지 스페셜티 커피 문화가 전파됐다. 하지만 1990년대 스타벅스가 공격적으로 확장을 시작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올라서면서 스페셜티 커피 문화는 잠시 주춤했다.

2000년 전후로 또 한 번의 변화가 생겼다. 획일적인 맛의 스타벅스에 대한 대안으로 블루보틀, 인텔리젠시아, 스텀프타운 등 현재 유명한 미국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가 대거 등장했다. 이 붐을 일으킨 건 1980년대생, ‘밀레니얼 세대’들이다.

‘제2 블루보틀’…%, 쿠튐 등 몰려온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커피 시장이 1970년대와 1990년대 말 미국 시장과 닮았다고 보고 있다. 인구 1인당 커피 섭취량이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돌고, 커피 시장은 10년째 ‘포화상태’라는 말이 따라다녔다. 스타벅스와 할리스 등 대형 브랜드가 20년 넘게 커피 시장을 키웠다면, 이제는 뭔가 다른 ‘퀄리티 커피’를 찾는 시점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블루보틀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며 해외 스페셜티 브랜드들도 들썩이고 있다. 홍콩에서 시작돼 일본, 프랑스, 싱가포르 등으로 확장하고 있는 아라비카 커피는 올 하반기 한국에 공식 진출한다. ‘프랑스의 블루보틀’로 불리며 일본에도 여러 개 매장을 낸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쿠튐(COUTUME)’도 서울 시내에 매장을 낼 자리를 물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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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 유통 사업을 주로 하던 미국 시카고의 인텔리젠시아 커피는 성수동에 플래그십 매장을 내기로 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패션 브랜드 랄프로렌이 운영하는 ‘랄프커피’도 하반기 서울 1호점을 낸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블루보틀 이전까지 대형 매장을 내는 것에 부담을 느낀 스페셜티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공격적으로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커피업계는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으로 2009년부터 대형 매장, 프리미엄 가격 전략을 고수하던 폴 바셋이 대표적이다. 최근 세관사거리, 목동점, 시청역점 등 약 10개 매장을 철수했거나 철수 준비 중이다. 대신 고정 수요가 있고, 임차료 리스크가 적은 쇼핑몰과 호텔 안 매장, 은행 내 ‘숍 인 숍’ 등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스타벅스는 2014년 1개에 불과하던 스페셜티 커피 전문매장 리저브바를 50여 개로 늘렸다.

테라로사·헬카페·펠트커피 등도 주목

토종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도 주목받고 있다. 스타벅스가 20년 전 에스프레소 기반의 아메리카노 문화를 전파했다면 국내에는 2010년 전후로 개성 강한 자신만의 원두를 선보이는 브랜드들이 대거 생겨났다. 이들은 3~4년 전부터 매장을 2개 이상 복수로 운영하거나 홈카페 시장을 겨냥한 사업을 시작했다.

서울 도화동에서 시작한 프?츠커피컴퍼니는 3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2000년 초 강원 강릉에서 시작한 테라로사는 서울 광화문·여의도 등 전국 약 20개 매장을 냈다. 어니언카페, 펠트커피, 커피리브레, 앤트러사이트, 나무사이로 등 커피 브랜드들은 요즘 대기업의 플래그십 매장이나 주요 갤러리 등으로부터 입점과 협업 요청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비스포크 냉장고’를 내놓으며 전시장으로 프?츠커피를 택했다. 신세계 레스케이프 호텔은 헬카페를입점시켰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스타벅스 1호점도 '스페셜티 커피'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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