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7월18일 (로이터) - 환율이 5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약세 흐름이 지속되면서 달러/원 환율도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질주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KRW= 은 장중 1123.0원까지 저점을 낮춘 뒤 이보다 10전 높은 1123.1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대비로는 5.2원이 내렸다. 종가 기준으로 이날 환율은 지난 6월8일의 1122.1원 이후 최저치다.
이로써 환율은 지난 12일 이후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했다. 이 기간 중 낙폭은 총 32원에 달한다.
이날도 달러/원 환율은 국제 외환시장에서의 달러화 약세와 움직임을 같이 했다. 장 초반만 해도 밤사이 달러화가 혼조세를 보이면서 최근 약세에서 벗어나는 듯한 모습을 보인 탓에 반등을 모색하기도 했으나 장중 달러화가 다시 완연한 약세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달러/원 역시 아래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지난주 자넷 옐렌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의회 증언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화는 이날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책 추진에 대한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추가 하락 압력을 받았다. 미국 상원 공화당 의원 가운데 추가로 2명이 지난주 공화당이 발표한 수정 건강보험 개편안에 반대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바마케어' 폐지 노력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관련기사 환율 EUR= 이 1.15달러대로 올라선 가운데 달러/엔 환율 JPY= 은 112엔대 초반 레벨로 밀려났고 원화를 비롯해 싱가포르달러 SGD=D3 , 중국 위안화 CNY=CFXS 등도 미 달러 대비 강세를 펼쳤다.
한 시중은행의 딜러는 "일부 저점 매수성 결제 수요들이 있기는 했지만 대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되지 못했다. 분위기상 달러 매수를 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 JPY= 이 112.10엔 수준에서 거래된 가운데 엔/원 재정환율 JPYKRW=R 은 100엔당 1001원 정도에 형성되며 여전히 1000원 부근에 머물렀다.
국내 증시에서는 코스피지수 .KS11 가 강보합권에 마감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2천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 심상치 않은 달러화 약세..이제는 1120원 승부
국제 외환시장에서의 달러화 약세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연준의 연내 추가 금리인상 전망에 금이 가기 시작한 데다 미국 정부의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달러화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달러/원 환율의 경우 이달 초 기록했던 1150원대 후반 레벨의 고점에서 30원 이상 레벨을 빠르게 낮춘 가운데 시장에서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언급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지난 4월 초 이후 견고하게 형성된 1110-1120원대의 레인지 하단을 다시 하향 테스트할 것이라는 관측이 늘어나고 있다.
한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생각보다 달러화 약세 분위기가 심각한 것 같다"면서 "얼마 남지 않은 1120원이 밑으로 돌파된다면 달러/원은 그림 상으로 아래가 더 열리게 된다"고 말했다.
물론 이번에도 1120원을 중심으로 강한 지지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여기에는 당국 변수도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의 딜러는 "당국이 1120원 아래 환율을 오래 허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얼마나 나올지가 관건이지만 외국인 주식 동향 등을 보면, 그리고 연금 변수를 생각하면 수급상으로도 환율이 여기에서 많이 더 밀리기는 어렵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 시가 1129.8 고가 1130.2 저가 1123.0 종가 1123.1
▶ 거래량 : 서울외국환중개 66억1900만 달러
한국자금중개 42억4100만 달러
▶ 19일자 매매기준율 : 1126.3
▶ 외국인 주식매매자금 (오후 4시24분 현재): 유가증권시장 2145억원 순매도
(이경호 기자; 편집 전종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