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WTI(5월)는 1.4% 하락해 마감했다.
유가는 이스라엘과 이란간의 충돌 우려에도 불구하고 하락 압력이 우세했다. 하지만 주말사이 발생한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으로 시장은 크게 동요했다.
이란은 주말사이 수백발의 미사일과 무인기를 동원한 이스라엘 공격을 단행했다. 시장은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하더라도 친이란 무장 세력을 동원한 확대된 무력 공격 수준을 것을 예상했으나 예상을 넘어선 수준이었다. 다만 시장은 빠르게 안정되었는데, 이란이 대규모 공격 이후 추가 공격이 없을 것이라며 확전 자제 의지를 보였고, 이스라엘도 반격 의지를 보이기는 했지만 미국의 만류 때문인지 아니면 확전을 원치 않는지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리를 해보면, 확전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이번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으로 이란과 이스라엘 미국은 모두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먼저 이란은 자국내 이스라엘의 시리아내 영사관 포격에 대한 보복을 확실하게 진행했음을 국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 최고 종교지도자인 헤메네이가 진두지휘한 이번 보복 공격을 통해 종교적 단합력은 더욱 올라갔고 다른 주변국들에게도 이란의 공격 능력을 충분히 어필했다.
이스라엘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이번 공격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방어 능력을 입증해냄과 동시에 가자 지구 이슈로 등돌렸던 국제사회의 지지를 다시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금번 공격은 수백대 무인기와 미사일, 그리고 탄도 미사일이 동원되었지만 이스라엘은 전체 공격의 99%를 방어해 국제 사회에 이스라엘의 방어 무기 체계를 홍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이를 방어하는 과정(아이언돔, 탄도탄 요격용 에로우 지대공 미사일, 중거리 발사체용 매직완드 등)에서 하룻밤 사이에 전체 군 예산(22조원)의 10% 가량이 소모되었기 때문에, 이스라엘 입장에서 상당한 부담이 되긴 했을 것이다. (다만 이란이 친절하게도 대대적인 공격 72시간 전 미국과 주변 국가들-이라크, 튀르키에, 요르단 등에게 공격에 앞서 사전 통보를 했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이스라엘측도 방어 준비가 되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확전을 막아낼 경우 확전을 자제시킨데 대한 억제력을 중동국가와 동맹국들에게 과시할 수 있고 과도한 에너지 가격 상승을 억제해 자국내 에너지 물가 안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미국 백악관은 이란의 공격 과정에서 이라크와 시리아에 주둔한 미군 자산이 일부 무인기와 미사일 격추에 성공해 중동지역내 미군 자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동맹에 대한 적극적인 방어 능력을 재확인시켜 동맹 결속력을 공고히 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이제 공은 이스라엘에게 완전하게 넘겨진 상태기 때문에, 확전을 야기하지 않는 수준이지만 자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반격에 대해 깊게 고민해야할 것이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국과 이란이 비슷한 보복 공격을 단행했다가 전쟁 직전까지 치닫았던 사례가 있는 만큼, 아직 긴장의 끈을 놓기에는 이른 측면이 있다. 금주 유가는 제한적인 상승 압력이 우세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