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칼럼은 독자분들에게 특정 주식을 추천하는 글이 아님을 강력히 밝힌다.
오늘 다루어 볼 주제는 ‘오너 리스크’이다. 군대를 다녀온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무서운 적군이나 경쟁사의 위협보다 자신이 소속된 기업의 오너의 잘못된 판단 때문에 한순간에 무너지기도 한다.
오너 리스크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는 1888년부터 12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미국의 역사를 함께 해오고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이스트만 코닥’이다. 창업자 조지 이스트만은 기존의 무거운 장비의 카메라보다 편한 형태의 카메라를 개발하고 싶어 손수 사진기술을 배우고 여러 실험을 하면서 시행착오 끝에 최초로 필름카메라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 그는 카메라의 대중화를 위하여 일회용 형태로 만들어서 사용자가 사진을 찍고 필름을 코닥 본사에 보내면 사진을 인화해주는 서비스를 시행하였다. 또한 카메라 대량생산과 값싼 가격에 사람들에게 보급하여 ‘전기차=테슬라’처럼 ‘카메라는 코닥’이라는 독보적인 이미지를 남겼다.
필름 카메라의 성공으로 그 당시에 엄청난 부자가 되었지만 사회에 막대한 기부를 하였고 직원들의 복지를 위하여 힘을 썼다. 인재 육성을 위하여 로체스터 대학교와 MIT에 평생 기부를 하였다. 불행하게도 허리가 망가지는 병 때문에 고통받다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지만 그 후에 조지 이스트만의 정신을 이어받은 경영진들의 선택 때문에 코닥은 더 크게 성장하였다.
1935년 레오폴드와 레오폴드가 함께 개발한 코닥 최초의 컬러 슬라이드 필름이었던 코다 크롬은 코닥의 대표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1963년 저격을 당한 케네디 대통령을 촬영한 영상과 우리들이 흔히 아는 아프간 소녀도 코다 크롬으로 촬영한 것이다. 코닥은 당시 미국의 25대 기업으로도 선정되고 올림픽 공식지정 스폰서가 되기도 하였다. 코닥은 당시 미국인들에게 큰 자랑이자 자존심으로 남았었다.
하지만 코닥의 전성기는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1975년 최초로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하였지만, 상용화를 하지 못하여 일본에 그 자리를 내어주었다. 디지털 카메라를 보급하면 기존의 필름 카메라 시장이 사라진다는 이유로 코닥은 제자리걸음을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또한, 코닥 역사상 최악의 경영진으로 꼽히는 HP 출신 안토니오 페레즈는 금융위기가 닥치자 수많은 직원을 해고하였지만, 퇴직연금과 잔류 직원들의 혜택은 줄이지 않았고 회사 전용기를 사적으로 사용한 것이 드러나기도 하였다. 결국 코닥은 2012년에 연방정부에게 파산보호신청을 하였고 겨우 살아남을 수 있었다.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가 투자했던 회사로도 잘 알려지고 1980년도에 150,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있고 당시 미국인들이 가고 싶어 했던 직장 중 하나였던 코닥은 5,000명이 되지도 않는 직원들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 앞으로 132년이 넘는 장수기업 코닥의 운명이 궁금하다. 창업자 조지 이스트만의 정신을 이어받아 새로운 기업으로 태어날 수 있을지, 아니면 다시 한번 몰락의 길로 걸어가 치욕스러운 역사를 남길지 주목받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기업이 아무리 튼튼한 가치와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은 100년이 넘는 장수기업도 한순간에 몰락시킨다. 주식 투자를 할 때는 회사만 보지 말고 그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진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위기시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어떤 환경을 가지고 살아왔는지 살펴봐야한다고 생각하기에 이 글을 작성하였다.
이미지 출처 ( The source of the image)
Kodak, YouTube 'National Geograph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