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익 경제칼럼] 미중 환율전쟁 점화, 중국서 금융 국부 늘릴 기회

[김영익 경제칼럼] 미중 환율전쟁 점화, 중국서 금융 국부 늘릴 기회

ETF Trend  | 2019년 08월 13일 14:35

미중 환율전쟁

미중 환율전쟁 점화, 중국서 금융 국부 늘릴 기회

김영익 (경제칼럼니스트,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지난 8월 6일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은 통화전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앞으로 1~2년 동안 통화전쟁이 더 격화하면서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주겠지만, 그 끝은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과 중국 경제의 체질 개선일 것이다. 우리 수출에서 미국과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만큼 우리 경제도 큰 타격을 받겠지만, 중국에서 금융으로 국부를 늘릴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무역협상 부진으로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

미국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지부진한 미중 무역협상에 있다. 지난 7월 중국 상하이에서 양국 협상 대표단이 만났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미국은 9월부터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3000억 달러에 이르는 상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그런데 때맞춰 위안/달러 환율이 2008년 4월 이후 처음으로 7엔을 넘어섰다. 위안 가치가 떨어진다면, 미국의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 효과가 줄어들게 된다. 매년 4월과 10월에 미 재무부가 환율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환율조작국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런데 이처럼 급하게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은 현 수준에서 위안 가치 하락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는 미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라 해석할 수 있다.

미국 경기 수축 국면 진입 시 달러 약세 유도 예상

간접적으로는 미국이 다가올 경기 수축 국면을 미리 대비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지난 7월 말 미연방준비제도(연준)는 2017년 9월 이후 거의 10년 만에 금리를 인하했다. 현재 미국 경제를 고성장과 저물가를 동시에 달성하는‘골디락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연준이 금리를 내린 이유는 경제 각 부문에서 경기가 정점에 다가가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단기 금리 차이의 역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5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년 수익률보다 낮아지기 시작했고, 올해 6월 이후에는 대표적 장기금리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단기금리(3개월 국채 수익률) 이하로 떨어졌다.(<그림 1> 참조) 최근 미국의 국채 수익률이 2016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7%까지 하락했는데, 갈수록 경제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이 낮아질 것이라 기대가 채권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2006년 8월에서 2007년 5월 사이에 장단기 금리 차이가 역전된 후 2007년 12월에 경기가 정점을 기록했는데, 그와 유사한 모습이 조만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그림 1. 미국 장단기 금리 차이 역전, 경기 둔화 신호 (자료: Federal Reserve Board)

미국 주도로 환율전쟁 재개 가능성 높아

미국 경기가 수축 국면에 접어들면 정책당국은 다시 적극적 통화 및 재정정책으로 대응할 것이나, 그 효과는 기대에 미치질 못할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전후에는 정책금리를 5.25%에서 0%로 내렸는데, 이번에는 그만큼 내릴 여지가 없고 가계와 기업이 부채를 조정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금리 인하가 소비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또한 연방정부의 부채가 GDP의 100%(2019년 1분기 105%)를 넘어섰기 때문에 재정정책을 적극적으로 운용할 여지도 크지 않다. ‘트럼프의 적은 의회이다’라는 말처럼, 높은 정부 부채 때문에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재정지출을 억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달러 가치 하락을 유도해 대외 부문에서 수요를 부양하려 할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본원통화를 한 해 동안 99%나 늘렸고, 그 전후에 달러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엔과 유로 가치가 상승했는데, 엔/달러 환율은 2007년 6월 말 123엔에서 2012년 1월에는 76엔으로 엔 가치가 38%나 올랐다. 이는 일본의 디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심화시켰으며, 일본의 통화 증발을 유도했다. 2012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일본 본원통화가 318%나 늘었는데, 이 역시 최근 경제사에 찾아보기 힘들다. 그 후 엔 달러 환율이 2015년 한때는 123엔으로 복귀했다.

미국과 일본이 돈을 찍어내 경쟁적으로 자국의 통화가치 하락을 유도하는 것을 보고, 유럽중앙은행(ECB)도 2015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돈을 풀기 시작했다. 독일인은 1923년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트라우마’에 사로잡힌 사람들이다. ECB는 독일의 암묵적 동의하에 2015년 한 해 동안 본원통화를 45%나 늘린데 이어, 2016~18년에도 연평균 21% 공급했다. 그렇지 않으면 유로 가치가 달러나 엔에 비해 상승하고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그림 2> 참조) 2008년 미국에서 시작한 환율전쟁이 일본을 거쳐 유로존까지 확산되었는데, 이번에도 유사한 상황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단지, 중국의 위안/달러 환율이 7위안을 넘어서면서 그 단초를 제공했을 뿐이다.

그림 2. 주요 선진국 본원통화 증발을 통한 환율전쟁 (자료: 각국 중앙은행)

인민은행, 미 국채 매도를 통해 환율 안정 모색할 듯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라고 성명서를 발표했던 것처럼, 중국 정부는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 가치가 올랐기 때문에 위안/달러 환율이 7위안을 넘었을 뿐이라는 이야기이다. 또한 인민은행은 300억 위안 규모의 환율 안정채권을 발행하여 외환시장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8월 8일 인민은행은 기준환율을 달러당 7.0039위안으로 고시했고, 시장에서 당분간 중국 정부가 위안 가치 하락을 더 유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추구하는 목표를 고려하면 시기의 문제이지 위안 가치는 오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국은 그동안 제조 혹은 무역 강국을 추구했는데, 양적으로는 그 목표를 달성했다. 중국 제조업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4% 정도로 독일(18%)을 훨씬 넘어섰고, 지난해 중국의 수출입 금액이 4조 6000억 달러를 웃돌 만큼 중국은 세계 최대 무역국이다. 이제 중국이 다음 목표로 설정한 것은‘중국 제조 2025’에서 나타난 것처럼 기술 강국이고, 그다음은 위안화 국제화를 포함한 금융 강국이다. 중국이 위안 가치를 떨어뜨리면서 그 목적을 달성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난 5월 말 현재 중국은 1조 1102억 달러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2013년 말 1조 2700억 달러를 정점으로 줄어들고 있다.) 2010년에 외국인의 미 국채 보유금액 중 중국이 26.1%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5월 현재 17.0%로 낮아지긴 했지만, 중국은 아직도 미 국채를 제일 많이 보유하고 있는 나라이다.(<그림 3> 참조)

그림 3.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감소 추세 (주: 1) 비중은 외국인 국채 보유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 (주: 2) 2019년은 5월 기준) (자료: 미 재무부)

여기다가 홍콩도 2,040억 달러의 미 국채를 가지고 있다. 중국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 일부를 매각할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시에 매각하면서 달러 가치를 급격하게 하락시키고, 미 달러의 기축통화 역할을 축소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 나아가서는 위안화 국제화를 포함한 금융 강국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외환시장과 자본시장을 자유화를 더 빠르게 단행할 수도 있다.

글로벌 불균형 해소를 위해 달러 약세, 위안 강세 필요

멀리 내다보면 달러 가치는 하락하고 위안 가치는 상승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이는 미중 양국 경제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 필요하기도 하다.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큰 폭으로 난 것은 국내 투자율이 저축률을 훨씬 초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1~18년 미국의 연평균 국내 투자율은 20.9%로 저축률(17.7%)보다 3.2% 포인트 높았는데, 그 차이만큼 무역수지가 적자를 냈고 그 근저에는 달러 가치 상승이 있었다. 반면에 같은 기간 중국 투자율(43.5%)과 저축률(47.2%) 차이는 마이너스(-) 3.2% 포인트였고, 그래서 중국 무역수지는 대폭 흑자일 수밖에 없었다. (<그림 4 참조)

그림 4. 미중 저축-투자율 차이 (자료: Federal Reserve Board, 중국 국가통계국)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미국 가계의 구매력이 위축되면서 소비가 줄고 저축률이 높아져 무역수지 적자는 감소할 것이다. 위안화 강세는 중국의 소비를 증대시켜 중국 경제가 투자와 수출 중심의 성장에서 소비 중심으로 성장하는데 크게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갈수록 미국의 중국 자본시장 개방 압력 높아질 전망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2018년까지 미국은 중국과의 교역에서 4조 7987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냈다. 미국의 속셈은 이를 찾아오는 데 있다. 미국이 상품을 싸게 생산해서 중국으로부터 그 돈을 벌어들일 수는 없다. 미국이 중국에 훨씬 앞질러 가는 부문은 서비스업 특히 금융업이다. 미중 무역협상에서 므누신 재무 장관이 미국 측 대표로 나서는 이유는 중국의 자본시장을 개방하라는 데 있다. 중국도 위안화 국제화를 포함한 금융 강국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외환 및 자본시장을 자유화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앞으로 1~2년 이내에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국에서 금융으로 국부 늘려야

자본시장 자유화 과정에서 중국의 금리와 환율이 시장 상황을 반영하여 정상화하고(특히 시장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기업과 은행의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단기적으로 중국의 소비와 투자가 크게 위축되면서 경제성장률이 4~5%대로 떨어질 수 있다. 이 시기에 중국의 각종 자산 가격도 급락할 전망이다. 그러나 구조조정 이후에는 중국 경제가 소비 중심으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위안 가치도 장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때 미국은 중국에서 무역으로 잃어버린 돈을 금융에서 찾아가려 할 것이다. 우리도 그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갈수록 중국이 거의 모든 상품을 우리보다 싸게 생산할 것이기 때문에 상품 교역에서 우리가 버는 돈은 줄어들 것이다. 금융을 통해 중국에서 국부를 늘릴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미중 통화전쟁의 전개 방향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림 5. 장기적으로 달러 가치 하락, 위안 가치 상승 예상 (주: 달러지수는 광의통화 기준) (자료: Bloom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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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 변
남정 변

경제를 좀 아시는 분^^  ... (더 보기)

2019년 08월 15일 09:36 GMT· 1 · 회답
MARCOS NAM
MARCOS NAM

야이 미친 ㄲ새야중국 기업 실적 까보고 부채 만기도래가 언젠지 보고 이딴글 써라  ... (더 보기)

2019년 08월 15일 08:13 GMT· 1 · 회답
Two Jaja
Two Jaja

LGFV붕괴되고 위안달러 7.5찍으면 달러 보유분은 위안 환승하고, 미국계 자본 중국 들어갈 때 같이 입성해야지.98년에 당한 만큼, 우리도 중국 양털깎기 동참ㄱㄱㄱ  ... (더 보기)

2019년 08월 13일 11:10 GMT· 회답
Jay Lee
Jay Lee

달러 절대 1200원은 넘지 못할거라고 얼마전까지 계속 말씀하시더니만, 어째 스탠스가 많이 바뀌었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 달러 약세 위안 강세는 본인의 희망사항인것 같은데...  ... (더 보기)

2019년 08월 13일 09:00 GMT· 1 · 회답
Jay Lee
Jay Lee

달러 절대 1200원은 넘지 못할거라고 얼마전까지 계속 말씀하시더니만, 어째 스탠스가 많이 바뀌었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 달러 약세 위안 강세는 본인의 희망사항인것 같은데...  ... (더 보기)

2019년 08월 13일 09:00 GMT· 회답
SOMIN OH
SOMIN OH

Too much optimistic for China.  ... (더 보기)

2019년 08월 13일 07:55 GMT· 회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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