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11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유가가 상승을 이어가며 WTI는 배럴당 $60을, 브렌트유는 배럴당 $70을 넘는 가격을 안정적으로 지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고유가에 대한 반감을 분명히 드러냈으나, 유가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은 바로 그의 정책들이다: 미국의 이란 및 베네수엘라산 원유에 대한 제재는 2월과 3월 사이 해당 국가들의 원유 수출량을 크게 줄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발적인 감산과 카자흐스탄의 불가피한 감산 또한 3월 시장의 원유 공급량 감소에 영향을 끼쳤으며, 4월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아직 원유 수송에까지 해를 끼치지는 않았지만, 리비아의 내전 역시 이번주 유가 상승에 영향을 주었다.
유가는 2019년 하반기 어떤 방향을 향하게 될까? 그 답의 대부분은 OPEC과 트럼프 행정부에서 찾을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직까지 특정 국가들에게 발급한 예외권을 연장하지 않고 있다. 이 예외권은 해당 국가들이 미국의 2차 제재를 우려하지 않고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있게 해준다. 예외권이 모두 6개월씩 연장된다면 최소 일일 150만 배럴(최대 일일 18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가 제재를 위배하지 않고도 시장에 공급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의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 역시 막으려 하고 있으나, 베네수엘라가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원유의 양은 베네수엘라의 시설 상태와 전력 공급에 따라 달라진다.
OPEC과 비OPEC 협력국들은 금년 하반기의 정책을 결정하기 전,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원유 제재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지 확인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14개 산유국 연합인 OPEC은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대응할 시간을 얻기 위해 4월로 예정되어 있던 회담을 취소하고 6월 말의 정기 회담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현재 OPEC은 감산을 재고려하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반응인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 장관 칼리드 알파리(Khalid al Falih)와 그 외 일부 인사들은 2019년 동안 감산을 연장하는 것에 흥미를 보였다. 그는 감산을 종료할 이유가 없으며, OPEC이 생산량과 관련된 "문제를 뒤로 미루는 것에 불과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브렌트유가 $70을 돌파하고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5월 4일 이후로 제재 예외권을 연장할지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OPEC과 러시아는 서로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알파리는 4월 8일, 감산 연장 여부를 정하기에는 지나치게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5월이 결정적인 시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제재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지가 OPEC의 생산률 결정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시사했다.
러시아는 더 이상의 감산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 명백하다.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70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다른 요소들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러시아의 직접투자펀드 CEO이자 OPEC-비OPEC 국가의 감산 합의안을 지지하는 키릴 드미트리예프(Kirill Dmitriev)는 최근 현재 상황에서 감산 연장이 필요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산업 발전에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높은 유가를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유가가 적당하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러시아는 2월과 3월 감산 목표를 따르지 않으며 2019년에 사실상 감산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세계 최대의 산유국인 러시아는 충분히 감산 연장을 지지할 수 있었으나, 할당량을 지키지 않고 사우디아라비아와 그 외의 국가들의 감산에서 수익을 거두었다.
결국 러시아의 허세를 꺾을 수 있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일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진지하게 그 방향을 고려하고 있는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알파리는 OPEC과 비OPEC 국가의 감산 합의안 종결로 향하는 길을 열어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