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04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무함마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왕세자가 G20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의 모습을 보고 다음주의 OPEC 회담에서 취할 태도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분석가들의 말마따나 원유 감산 문제는 "일단 미루고 보라."
빈 살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무역 협상 각본을 본따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 장관 칼리드 알 팔리(Khalid al-Falih)에게 유가를 유지하면서 급상승하지는 않을 정도의 "타협할 만한" 감산을 몇달간 유지하라고 지시하는 것이다 -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일 수도 있는 결과가 될 것이다.
런던의 에너지 애스펙츠(Energy Aspects)는 고객들에게 다음과 같이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협력국들은 2014년처럼 비축량이 기록적으로 뛰어오르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조용히 감산을 진행할 것이다. 높은 원유 공시가격(Official Selling Prices)을 통해 현물시장의 균형을 잡아 사우디산 원유의 수요를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가의 하한선을 잡아준 뒤 서서히 유가가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사우디의 계획은 숨을 죽이고 OPEC 회담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
에너지 애스펙츠는 덧붙인다: "그 이후 OPEC의 정책을 재검토하고 이례적인 OPEC 회담을 준비해" 대규모 감산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사우디아라비아가 12월 6일과 7일 빈에서 열리는 회담에서 "몸을 낮추고" 미국 의회의 새 임기가 시작되는 1월을 민주당이 공화당의 자리를 차지하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공화당은 워싱턴에 거주하며 빈 살만 왕세자를 비판해온 자말 카슈끄지(Jamal Khashoggi)의 살해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제재를 가할 것을 주장해왔다.
상당수의 분석가들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카슈끄지 사건이 며칠에서 몇주 안에 잠잠해질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카슈끄지 사건은 2달째 왕세자의 뒤를 쫓고 있으며 공화당 의원들이 백악관측에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의 살인을 명령했다는 CIA의 조사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며 점점 규모가 커지고 있다.
카슈끄지 사건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에너지 애스펙츠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민주당 의원들이 공화당 의원을 대체하며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를 움직일 가능성이 더 높은 사안"으로 관심을 돌리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추가적으로 아래와 같은 의견도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된 국제적인 분노가 묻히기를 기다리며, 몇달 안에 분위기가 잠잠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그때까지 국내적, 국외적으로 적법상 문제가 없는 것처럼 가장하며 주요 행사에 참가할 것이다."
이 주요 행사 중 하나는 지난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으로, 대부분의 국가 수장들은 빈 살만 왕세자를 피했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왕세자와 함께 OPEC+에서 취할 전략을 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석찬을 함께하며 2대 경제대국 사이의 관세 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의견을 나누었다. 백악관은 90일간의 무역 전쟁 휴전을 발표했으며, 이 발표는 유가 상승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시장의 균형을 찾기 위한 협력"보다 큰 영향을 주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다방면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가 필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하며 보인 문제 해결을 뒤로 미루는 전략은 빈 살만 왕세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닐 수 있으나, 빈 살만 왕세자가 다방면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예멘 전쟁에 관해서는 더욱 그렇다. 현재 상원의 양당 의원들은 예멘 전쟁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지원을 중단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주에는 스웨덴에서 UN의 중재로 관련국과 지역세력이 참가하는 평화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에너지 애스펙츠는 왕세자가 예멘 문제는 물론 카타르 엠바고에서도 유연성 있게 어느 정도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며 지금까지 잃은 정치적 이득을 다시 얻으려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에 더해 이런 의견도 제시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이 전략을 계속 유지할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현재로서는 변경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전략이 유가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원유는 반등을 위해 몸부림친다
10월의 4년 고점에서 3분의 1에 달하는 가치를 상실한 WTI와 영국의 브렌트유는 월요일, 4개월만의 최대 일일 상승폭인 4% 상승을 달성했다.
반등을 유지하기 위해서 OPEC은 일일 130만 배럴 혹은 그 이상을 감산해야한다는 것이 분석가들의 의견이다.
뉴욕 에너지 매니지먼트 인스티튜트(Energy Management Institute)의 도미닉 처리첼라(Dominick Chirichella)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비축량이 빠르게 줄어드는 패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시장을 설득해야 하기 때문에 큰 규모의 감산이 필요하다."
OPEC의 가장 큰 과제: 감산을 정확히 표현하기
골드만삭스 등은 OPEC의 때늦은 대처로도 시장은 지탱될 수 있으며, 따라서 이번주에 대규모 감산이 발표되지 않아도 유가가 폭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골드만삭스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우리는 유가 하락이 배럴당 최대 $5 수준으로 완만할 것이라 예상한다.”
에너지 애스펙츠는 OPEC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감산을 알맞게 표현하는 것이라 주장한다:
“현재의 취약한 시장에는 정확한 전달이 필요하다 - 시장의 과잉 공급을 막겠다는 막연한 의사를 담은 두루뭉술한 발언은 시장의 대량 매도를 유발해 가격을 하락시킬 뿐이다.”
또한 이러한 의견도 덧붙였다:
“대부분이 일일 백만 배럴 이상의 감산을 예상하고 있으나, 협상이 없거나 최소한 시장이 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감산을 조용히 진행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유가가 회복되기까지 몇 달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