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5월25일 (로이터) -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지수가 24일(현지시간) 하락했다. 엔 대비 달러의 가치도 2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렸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밝혔고, 트레이더들은 최근 달러 강세로 쌓인 차익을 실현했다.
달러지수는 장 후반 0.26% 내린 93.762를 기록했다.
정상회담을 취소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공개적 적대감'을 언급하며 미군은 북한의 무모한 행동에 대비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경고했다.
커먼웰스 외환의 오메르 에시너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이번 발표로 세계 금융시장에는 위험회피 분위기가 약간 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급변 시기에 강세를 나타내는 일본 엔의 가치는 이날 달러 대비 2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장 후반 달러/엔은 0.75% 내린 109.24엔을 나타냈다.
아문디 파이오니어 인베스트먼트의 파레시 우파드햐야 통화전략부문 이사는 "(엔 강세와) 동시에 광범위한 달러 매도세가 나타났다"며 "단순한 안전자산 선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이유가 시장이 지정학적 위험을 가격의 재반영하고 있기 때문인건지 궁금하다. 그동안 북미회담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달 초 지정학적 위험은 크게 줄어든 바 있다"고 말했다.
이날 달러는 약세를 보였지만, 달러지수는 앞서 한달 동안 2% 올랐다. 2개월 연속 상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다만 달러 랠리는 전일 연방준비제도(연준)가 5월 회의 의사록을 발간하면서 김이 빠졌다.
이달 초 열렸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대부분의 정책위원들은 미국 경제 전망이 온전할 경우 "곧(soon)" 추가 금리인상이 정당해질 것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내용이다. 아울러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당분간 목표치를 넘어서는 인플레이션도 용인할 계획이다.
에시너 애널리스트는 "지난 4월 중순부터 지속돼온 달러 랠리를 두고 봤을 때, 이번 의사록은 주말과 전몰장병 기념일을 앞두고 판돈을 거둬들일 빌미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유로/달러는 0.24% 오른 1.1724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주간 기준으로 봤을 때, 유로는 6주 연속 약세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 2015년 1월 이후 가장 긴 약세다. 유로존의 경제 둔화가 심해지면서 우려가 나타난 영향이다.
이탈리아의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극우정당 '동맹'은 유로화에 회의적인 입장을 가진 경제학자 파올로 사보나를 경제장관으로 지명했다. 이 여파로 유로/달러의 상승폭은 제한됐다.
파운드/달러는 0.5% 오른 1.3419달러를 나타냈다. 영국의 소매판매 지표가 긍정적인 수준을 나타낸 영향이다. 그러나 브렉시트 협상을 둘러싼 우려가 나타나면서 유로와 마찬가지로 상승폭이 제한됐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