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 홀린 레고켐… 김용주 대표 "연구개발 더 공격적으로"

MoneyS

입력: 2024년 02월 01일 14:30

초코파이 홀린 레고켐… 김용주 대표 "연구개발 더 공격적으로"

오리온그룹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확보한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레고켐) 대표가 연구개발(R&D)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며 글로벌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업으로의 도약에 나선다. ADC가 전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 잡는 만큼 ADC 분야를 선도하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레고켐은 2005년 차별화된 'ConjuAll' ADC 플랫폼 기술과 합성신약 R&D 역량을 중심으로 설립돼 약 9조원에 육박하는 기술수출 등의 계약을 성사하면서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2013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기 전부터 아스트라제네카·사노피 아벤티스·녹십자·드림파마·네오팜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공동연구·기술이전을 진행하며 수익을 창출했다.

2012년에는 아스트라제네카와 1억4000만달러(약 1550억원) 규모의 항생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2015~2023년 ADC 분야에서 총 13건의 계약을 성사시키며 8조7000억원에 육박하는 계약 규모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오리온그룹이 5475억원으로 레고켐 지분 25.73%를 확보키로 했다.

존슨앤드존슨과 얀센 등 글로벌 제약사는 물론 오리온그룹까지 러브콜이 이어진 레고켐의 매력은 바로 ConjuAll 플랫폼 기술에 있다. 그동안 항암치료는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하고 있어도 전통적인 화학요법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화학요법은 독성이 강해 부작용이 나타났는데 ADC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ADC가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치료 효과를 높이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때문이다.

다만 ADC도 ADC 링커에 붙는 약물은 강한 독성을 갖는데 이 독성이 암세포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 세포에도 조금씩 들어가는 문제가 있었다. ConjuAll 플랫폼 기술은 안전성을 보장하면서도 암세포 추적 기능이 탑재돼 강력한 효능을 보이는 강점이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레고켐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25개의 ADC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레고켐이 국내 ADC 분야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은 김 대표에게 있다. 김 대표는 LG화학 (KS:051910) 기술연구원으로 입사해 세파계 항생제 프로젝트 연구팀장을 시작으로 신약연구 그룹장과 미국 샌디에이고 현지연구소 법인장·LG생명과학 신약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즉 초기연구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승인까지의 신약개발 전 과정을 경험한 국내서 보기 드문 전문가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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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항생제·항응혈제·항암제·항바이러스제·당뇨병치료제·간질환 치료제 등 다양한 질환군에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했던 R&D 핵심 인물이다. 합성신약에서 뛰어난 이력을 보유한 만큼 ADC 분야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이번 오리온그룹 투자금 확보를 통해 김 대표는 레고켐을 글로벌 ADC 기업으로 이끌어나갈 계획이다. 다수의 임상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일환으로 후보물질 개발 속도 가속화에 나선다. 연간 2개 후보물질 발굴을 4~5개로 증대해 5년 내 10~20개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예정이다.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자회사를 통해 자체 임상을 강화해 초기 임상단계에 있는 파이프라인 기술이전 등의 계약을 확대한다.

김 대표는 "지난해 9월 수립한 'VISION 2030' 조기달성을 위해 4~5년 동안 1조원 이상의 연구개발 추가 자금이 필요했다"며 "오리온 투자금을 포함한 약 7000억의 자금으로 보스턴 현지법인을 통해 공격적으로 임상개발을 전개하며 글로벌 제약사 대상 기술이전도 계속 병행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DC가 대세로 자리 잡는 이 시점에 선두를 따라잡고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겠다"며 "4~5년 후 세계 최고의 ADC 회사로 발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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