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 기업, 팬데믹에 제품 종류 대폭 줄인 '속사정'

시티타임스 CityTimes

입력: 2024년 01월 02일 22:56

소비재 기업, 팬데믹에 제품 종류 대폭 줄인 '속사정'

CityTimes - [시티타임스=미국/북중남미] 코로나 팬데믹으로 발생한 공급망과 물류 문제로 미국 기업들이 제품 종류 수를 줄이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좁아졌는데, 팬데믹이 끝난 이후에도 전처럼 종류가 다시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식료품, 건강, 미용, 가구 등 다양한 업종의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는 다양한 제품을 파는 것이 별 이득이 되지 않으며, 소비자들조차 공급 중단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팬데믹 후 대형 식료품점들은 건너편 매장에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 모든 제품을 취급하던 것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고 셸프 엔진의 CEO스테판 칼브가 말했다. 그는 식료품점이 품목을 줄여 관리 비용을 절감하고 있으며, 식당들도 선택 가능한 옵션을 줄여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재 기업들은 금리 인상과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던 중 제품 라인을 축소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었다. 공급망 최적화를 제공하는 회사 ‘툴스그룹’의 인나 쿠즈넷소바 CEO는 “오늘날 기업은 지나치게 다양한 제품을 제공하느라 추가 비용을 지불하기 보다 소비자 수요 일부를 잃는 게 더 낫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썰카나’에 따르면 2023년 미용, 신발, 장난감 등 범주에서 신상품의 비중은 2019년 5%에서 2%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셸프 엔진은 대형 식료품점들이 과일, 유제품, 육류 등 신선식품 품목을 15~20% 줄였다고 밝혔다.

코카콜라 (NYSE:KO)는 지난 몇 년 동안 브랜드를 400개에서 200개로 줄이면서 성장이 둔화된 제품을 없앴다. 코카콜라 (NYSE:KO) CEO 제임스 퀸시는 2022년 “더 좋은 식물이 자라도록 정원을 가지치기 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기업들은 팬데믹 발생 몇 년 전부터 제품 라인을 축소해왔다고 WSJ는 전했다. 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는 온라인 유통업자들이 ‘끝없는 통로’라는 용어가 생겨날 정도로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제품 물량 부족과 소비자 수요 급등으로 기업들은 수요 많은 품목에 우선순위를 뒀다. 가장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는 제품, 거리두기로 인한 인력 부족으로 자동화 기계로 생산할 수 있는 제품에 집중하기도 했다. 킴벌리 클라크는 4배나 늘어난 수요 충족을 위해 2020년 화장지 제품 품목 70% 이상을 줄였다고 이 회사 최고 공급망 책임자 타메라 펜스케가 말했다. 그는 판매량이 저조하거나 개별 소매업체용으로 만든 맞춤형 사이즈 제품을 폐기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북미에서 취급하는 품목은 2020년 초에 비해 현재 30% 정도 줄었다.

앱 다운받기
수백만 명이 사용하는 앱에 합류해 글로벌시장의 최신 소식을 받아보세요.
지금 다운로드합니다

타미힐피거와 캘빈클라인을 소유한 PVH는 2020년 주요 제품에 집중하기 위해 제품군의 5분의 1 이상을 줄이는 계획을 실행했다. 조지아-퍼시픽은 더 큰 롤의 화장지를 소비자들이 선호해 작은 롤 판매는 중단했다.

유타주에 본사를 둔 가구회사 말로우프의 부사장 닉 젠슨은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제품 라인을 확충하느라 투자를 했지만 그에 비해 수익은 거의 얻지 못해 충격이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팬데믹 이전 1만1천개 품목에서 현재는 약 3천500개 품목으로 제품군을 줄였다.

시티타임스에서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