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에도 올해 25개 도전… 스팩합병 상장 '사상 최대'

MoneyS

입력: 2022년 10월 18일 15:35

약세장에도 올해 25개 도전… 스팩합병 상장 '사상 최대'

[소박스]◆기사 게재 순서

① IPO 찬바람 불어도 새빗켐 (KQ:107600)·유일로보틱스 (KQ:388720) 등 저력... 대어급은?

② KB 독주 속 신한·삼성·미래에셋증권까지, IPO 주관 승자는?

③ 약세장에도 올해 25개 도전… 스팩합병 상장 '사상 최대'[소박스]

국내 증시에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역대급 활황을 보이고 있다. 증시 입성을 준비하는 비상장기업들이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피해 상대적으로 절차가 간단한 스팩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스팩합병을 통해 증시에 우회 상장하는 기업 수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팩이란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설립하는 이른바 '페이퍼컴퍼니'다. 공모를 통해 기관과 개인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상장한 후 3년 내에 비상장기업을 합병한다. 피인수 기업의 입장에서는 스팩에 인수되는 것만으로 증시에 상장하는 효과가 있다. 일반투자자들은 스팩 주식을 매입해 기업 인수에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우회상장과 유사하지만 스팩은 실제 사업이 없고 상장만을 위해 존재하는 서류상 회사라는 점이 다르다.

스팩합병 급증에… 신규 스팩 공모시장도 '활기'

스팩합병은 최근 IPO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직접상장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직접상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장 준비 기간이 짧고 심사기준이 낮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스팩이 소멸하고 기존 비상장기업이 존속하는 방식의 합병상장이 허용된 점도 스팩합병 급증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기존에는 합병 시 스팩의 법인격이 존속되고 합병 후 실제 사업을 영위할 기업인 비상장기업의 법인격이 소멸되면서 스팩에 흡수되는 형식만 허용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올해 스팩합병으로 상장한 기업은 총 10곳으로 집계된다. 스팩합병 상장 심사 승인을 받은 기업(7개)과 청구서를 접수해 심사가 진행 중인 기업(8개)까지 상장에 성공한다면 올해 스팩합병으로 상장하는 기업 수는 25개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2017년 기록한 최고치(21개)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스팩합병이 늘어나면서 신규 스팩 공모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올해 1~10월 상장이 완료되거나 상장 예정인 스팩 수는 38개로 연말까지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2015년 기록한 최고치(45개)를 뛰어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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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900억원 초대형 스팩도 등장… 성공 여부는

스팩이 급부상하면서 공모금액이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대형 스팩도 등장하고 있다. 그동안에는 직접상장이 어려운 중소기업이 스팩합병을 선택하다보니 공모규모가 주로 75억~12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실제로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돼 거래 중인 스팩의 순자산 규모를 살펴보면 50억원~200억원 수준이다. 기업가치가 1000억원 미만이거나 자금조달 규모가 크지 않은 기업들이 주로 스팩합병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300억원이 넘는 초대형 스팩 설립도 이뤄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960억원 규모의 엔에이치스팩19호, 400억원 규모 엔에이치스팩20호를 각각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시켰다.

올해는 하나증권이 400억원 규모의 하나금융25호스팩을 준비 중이며 삼성증권(삼성스팩7호, 300억원)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드림1호, 850억원) 등도 초대형스팩을 진행하고 있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장을 계획 중인 비상장기업들이 기업가치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초대형 스팩의 순자산을 수용할 수 있는 합병대상을 탐색하고 합병비율을 협상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라며 "스팩 주주들의 안정지향적 성향을 고려할 때 초대형 스팩은 실적 가시성이 낮은 바이오, 유통플랫폼 등의 신성장기업보다는 안정적 매출을 시현 중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및 중견 기업들을 타겟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스팩 투자 도전해볼까? 장단점은

스팩은 증시 하락장 속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 스팩이 처음 도입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모든 스팩 공모에 동일금액으로 참여해 합병신주가 상장하거나 합병완료기한이 도래할 때까지 보유했다고 가정할 때 합병성공 스팩의 평균 수익률은 27.0%, 평균 보유기간은 593일로 집계됐다.

스팩 투자의 가장 큰 매력은 투자자 보호장치다. 증권사가 스팩 발기인으로 참여해 합병상장 성공 가능성을 높였으며 공모자금의 90% 이상 예치, 합병 완료 전 중도인출 금지, 공모예치금을 담보로 한 차입 금지 규정으로 자금 유용과 무리한 차입 투자 위험을 차단했다. 기한 내 합병에 실패하면 스팩은 청산 및 상장폐지되며 스팩 일반투자자의 공모금은 소정의 이자를 붙여 반환된다. 불리한 조건의 합병이 이뤄질 경우 스팩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다만 스팩 합병 관련 내용이 거래소에 공시되기 전까지 합병대상 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건 단점이다. 일반 투자자는 스팩 공모시 어떤 비상장기업과 합병이 이뤄질지, 합병비율이 어떻게 결정될지에 대한 정보 없이 발기인에 대한 평판 등 제한된 정보 만으로 공모에 참여해야 한다.

유 연구원은 "스팩을 설립한 발기인은 공모전 주식과 전환사채를 의무 보유하고 있으므로 우량한 비상장기업을 탐색하고 합병비율을 스팩에 유리하게 협상할 유인을 갖는다"며 "그러나 일반투자자의 공모주식과 달리 발기인들이 보유한 공모전 주식과 전환사채는 예치 의무가 없어 합병완료기한 내 합병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합병완료기한이 임박할 경우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발기인이 비우량기업과의 합병을 추진하거나 합병비율을 스팩 주주에 불리하게 결정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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