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미래에셋, '지주사 전환' 회피..."정부 정책과 엇박자"

인포스탁데일리

입력: 2021년 10월 21일 21:08

[지속가능] 미래에셋, '지주사 전환' 회피..."정부 정책과 엇박자"

[인포스탁데일리=박정도 전문기자]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 환경, 사회공헌 등을 아우르는 지속가능경영 전반의 활동 및 성과, 목표 등을 소개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인포스탁데일리는 기업 레퍼런스체크 연구소 '평판체크'와 공동으로 주요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봄으로써 과거 목표 달성 현황과 향후 방향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그룹 증권 계열사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최근 지주사 체제 전환보다 각 계열사가 전문성을 살려 '각자도생(各自圖生)'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룹 계열사 간 얽혀 있는 ▲지배구조 ▲내부거래 ▲불법대출 등의 이슈로 본업에 영향을 받고 있어 지주사 전환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사진=인포스탁데일리

◇ 오너 지배력 확대…박현주 회장, '지주사 전환' 미지근

20일 '미래에셋증권 2021 통합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2020년 말 기준 10여개 계열사, 1만2451명의 임직원이 근무 중이다.

지난 1997년 ▲미래에셋벤처캐피탈 ▲미래에셋자산운용 설립 ▲1999년 미래에셋증권 ▲2005년 미래에셋생명을 출범했다. 지난 2016년 12월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합병해 통합 ▲미래에셋대우가 출범하했고, 최근 미래에셋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미래에셋증권 지배구조는 박현주 회장→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생명으로 이어진다. 미래에셋컨설팅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통해서도 증권 지분을 간접 소유하고 있다.

박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가 캐피탈, 자산운용, 컨설팅 지분을 보유하고, 주요 사업부문인 증권, 생명의 지분을 간접 소유해 계열 전반에 지배력을 높이는 구조다. 특히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미래에셋컨설팅의 지분율은 박현주 회장 48.63%, 부인 김미경씨 10.24%를 포함해 총수일가 지분이 무려 91.86%에 달한다.

이에 금감원 등 금융당국은 투명하고 건전한 경영환경과 지배구조 등을 통해 공정한 경쟁과 시장 형성에 힘을 쏟아왔다. 미래에셋그룹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줄곧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압박을 받아왔다. 

최근 박 회장은 "지주회사 전환 없이 증권, 생명, 운용, 캐피탈, 컨설팅 등 계열사 지원없이 각 사의 경쟁력으로 이익을 확보하는 형태가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상 미래에셋그룹을 지주사로 전환하는데, 부정적 견해를 밝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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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은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비계열회사 출자제한과 자회사 출자금지 등 금융당국 규제에 발목이 잡힐 수 있어 사실상 지주사 전환을 포기한 셈이다. 일련의 상황을 종합해보면 정부 방향과 엇박자를 내고 있는 듯 보인다.

한치호 김천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했고, 이는 미래에셋에 무언의 압박으로 여겨졌다"면서 "하지만, 최근 박현주 회장이 계열사의 전문성을 살려 각자도생이라는 화두를 꺼내 사실상 지주사 전환을 포기한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 교수는 "이번 정부의 임기가 얼마남지 않은데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있어 이 고비만 넘기면 된다는 계산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 지배구조 및 지분율. 자료=인포스탁데일리

◇ 일감 몰아주기·편법 대출 등 끊을 수 없는 고리

미래에셋그룹의 목표 제시에도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가족 회사'라고 불릴 만큼 오너 지배력이 큰 그룹에서 계열사간 연결고리를 끊고, 독자경영에 나서는 건 쉽지 않다는 평가다.

과거 2017년 공정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로 단기금융업무(발행어음) 진출에 제동이 걸리면서 미래에셋증권은 업 허용 4년만에 후발 주자로 진입한 바 있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 계열사의 편법대출 혐의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면서 여러 의혹이 일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이 설립한 YKD는 자본시장법상 계열사인 미래에셋증권 등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YKD는 미래에셋그룹의 경도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을 담당하는 회사로 개발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특수목적법인(SPC)인 지알디벨롭먼트(GRD)를 설립했고, GRD가 미래에셋증권에서 396억원, 미래에셋생명보험에서 180억원 등 총 576억원을 대출받아 개발사업을 시작했다. 공정위는 현재 미래에셋그룹이 GRD를 세워 편법으로 개발사업 자금을 조달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중점적으로 조사 중이다.

미래에셋 측은 "PF 사업의 일반적인 투자 구조로 GRD가 미래에셋 계열이 아니라는 것은 로펌 4곳에 사전에 자문했다"며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최양오 삼평삼민연구소장은 "지난 몇 년 동안 그룹의 지배구조와 일감 몰아주기로 미래에셋증권은 본업에서 신사업 진출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며 "각자도생이라는 추상적인 목표보다는 지주사 전환이나 구체적인 지배구조 개편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정도 전문기자 newface03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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