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0월16일 (로이터) - 지난주 뉴욕증시는 급격히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S&P500지수는 지난 2월 시장조정 이후 가장 큰 일일 하락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는 사상 최장 기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뉴욕증시에 위험신호가 나타난 것이 아닌지 의문부호가 떠오르고 있다.
다음은 뉴욕증시가 앞으로도 상승세일 것이라 볼 수 있는 이유 5가지와, 하락세로 꺾이리라 예상할 수 있는 이유 5가지다.
◇ 지속 상승세를 예상할 수 있는 이유
1. 강세를 보이는 기업실적
미국 기업들의 순이익 성장세는 강세장이 지속되리라는 시각에 힘을 실어준다. 레피니티브 I/B/E/S에 따르면 올해 S&P500지수 소속 기업들의 순이익은 23.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서비스의 척 칼슨 최고경영자(CEO)는 "여전히 기업 순이익 강세 소식이 유효하다고 생각한다면, 여기서 매수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2. 경제상황도 호조다
지난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 전망이 '놀라울 만큼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략가들은 경기 확장기에 증시가 약세장으로 들어가는 경우는 드물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커먼웰스 파이낸셜네트워크의 브래드 맥밀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기가 침체되지 않았을 경우, 일반적으로 증시에서는 급격한 매도세가 나타날 수도 있으나 이는 단기에 그치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3. 국채 수익률 상승, 큰 문제 아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의 급등이 증시를 놀래켰다. 하지만 국채 수익률이 점진적인 상승세를 유지할 경우, 이는 증시에 큰 우려로 자리잡지 못하게 된다.
펀드스트랫의 토마스 리 리서치부문 헤드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는 리플레이션(인플레이션의 회복세) 환경이 조성됐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국채 수익률 상승은 주가 상승을 동반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4. 시장조정은 호재
증시 내 급격한 매도세도 장기적 강세장의 관점에서 보면 긍정적이라 평할 수 있다. 과도하게 낙관적인 투자자들을 시장에서 이탈시키고, 높은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칼슨 CEO는 "증시의 추가 상승을 허용하기 위해선 불안요소를 털어낼 수 있는 일종의 '숨돌리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5. 바이백(자사주매입)은 계속될 것
일부 시장관찰자들은 최근 기업들의 바이백 소식이 뜸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변동성이 큰 현 시점에서 증시가 부양을 덜 받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업들은 앞으로도 바이백을 통해 높은 주식 수요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전략가들은 S&P500지수 소속 기업들의 내년 바이백 규모가 22% 늘어난 9400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BB&T자산관리의 버키 헬위그 수석 부대표는 바이백이 "지속가능하다"라며 "현재 시행 중인 감세안에 따라 기업들이 높은 수준의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으며, 이 현금흐름이 어딘가에는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하락세를 예상할 수 있는 이유
1. 보기보다 불안한 기업실적
올해 감세안에 따른 부양효과가 끝난 후 S&P500지수 소속 기업의 내년 순이익 성장률은 10%로 떨어지리라 예상된다. 일부 투자자들은 순이익 성장률이 임금 상승, 기타 비용 증가 탓에 10%보다도 아래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선트러스트 어드바이저리서비스의 키스 러너 수석 시장 전략가는 "실적 호조를 근거로 증시의 상승세를 단정하고 있지만, 실제 기업실적이 이에 못미칠 경우 큰 위험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2. 연준은 당신의 편이 아니다
최근 파월 의장은 금리를 중립 수준까지, 나아가 그보다 높은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인베스코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 글로벌시장 전략가는 "금리인상과 대차대조표 정상화를 통시에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볼때, 연준은 지나치게 긴축하는 것일 수도 있다"라며 "경제성장률의 숨통을 조이고, 증시 내 혼란과 불안정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3. 안갯속에 놓인 美 안팎 정치판도
투자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에 따른 위험도 지적하고 있다.
후퍼 전략가는 "관세전쟁의 심화는 경제성장률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오는 11월 예정된 중간선거를 앞두고 뉴욕증시 내 변동성은 더 커질 수도 있다.
4. 국채의 유혹
그동안 증시로 사람들이 몰렸던 이유는, 주식의 수익률이 국채를 비롯한 다른 자산대비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채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점점 더 매력이 커졌고, 주식에 쏠려있던 투자자들의 관심을 바깥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UBS글로벌자산관리의 비네이 판데 단기 투자기회부문 헤드는 "국채 수익률이 주식 대비 경쟁력을 갖기 시작하면, 주식이 국채보다 선호되는 상황은 반전될 수도 있다. 이는 우리가 조심해야할 부분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5. 기술섹터의 붕괴
기술섹터 종목과 인터넷 관련업체들은 최근 수년 동안 증시 상승세를 주도해왔다. 그러나, 이들 종목의 주가는 요즘들어 후퇴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술섹터가 계속해서 약세를 보인다면,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다른 섹터들이 그 공백을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타날 수도 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