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도 주주도 "환영"… RSU,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책?

MoneyS

입력: 2024년 04월 14일 15:30

직원도 주주도 "환영"… RSU,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책?

▶글 쓰는 순서

①직원도 주주도 "환영"… RSU,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책?

②RSU, 정말 대주주 지배력 강화 수단일까

③외국서 활발한 RSU… 한국선 이제 시작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2월 주주환원을 유도하기 위해 회사 가치를 높이는 기업에 세제 혜택과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RSU는 장기 보상의 성격을 띠고 있어 기업 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에선 활발한 RSU, 스톡옵션과 무엇이 다를까

RSU는 스톡옵션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됐다. 스톡옵션은 사전에 정해진 가액에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임직원에게 부여하는 제도다. 인재 유치를 위해 도입됐으나 경영진이 거액의 성과급을 노리고 단기 실적만을 추구해 회사 성장을 저해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건설업계가 중동 플랜트 사업을 저가에 수주한 뒤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스톡옵션의 대안으로 떠오른 RSU는 직원들에게 성과에 대한 부상을 주식을 제공하는 스톡 그랜트의 한 종류다. 스톡옵션보다 성과 보상 기간이 길어 임직원이 회사의 장기 발전에 기여할 동기를 제공한다. 스톡옵션으로 주식을 받은 경영진이 단기에 주가를 끌어올린 뒤 주식을 매도하고 떠나는 이른바 '먹튀'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카카오페이는 경영진 8명이 상장 한 달 만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취득한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하면서 일부 경영진이 사퇴하는 사건이 있었다.

RSU는 주식연계형 보상제도의 한 형태로 미국에서 오래전부터 이용되고 있다. 성과 조건은 근속 연수, 기업공개(IPO), 매출, 당기순이익, 주가 상승률 등 계량적으로 측정 가능한 조건 등으로 구성된다.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목표 달성 정도에 따라 여러 단계에 걸쳐 주식을 부여하기도 한다. RSU 옵션 행사 기간은 최대 10년이며 이 기간 상속, 증여 외 양도가 금지된다.

미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2003년 RSU를 도입했으며 이후 애플 (NASDAQ:AAPL), 구글, 메타, 아마존 (NASDAQ:AMZN), 테슬라 (NASDAQ:TSLA)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도입했다. 2022년 기준 미국 S&P 500에 속한 기업 70%는 RSU와 같은 조건부 주식 보상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상장사 중 RSU 도입 비율이 2021년 기준 31.3%(352개사)에 달했다. 국내에서는 한화그룹이 도입한 이후 네이버 (KS:035420), CJ E&M, 두산, 쿠팡 (NYSE:CPNG) 등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RSU를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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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부양' 공통 목표… RSU 도입 확대 전망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주가 부양을 촉진하는 RSU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뒷받침하기 위해 주주환원 증가액에 대한 법인세 부담 완화, 배당 확대 기업 주주의 배당소득세 부담 경감 등 세제상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회사 가치 제고를 노력하지 않는 기업은 상장폐지 등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도 했다.

회사 입장에서 RSU는 지급 절차상 번거로움이 있으나 현금 성과급과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 회사는 성과급으로 지급할 금전을 자기주식 취득에 사용하면 된다. 주가 변동 등에 따른 손실 부담은 RSU를 받는 임직원이 지기 때문에 회사 부담도 적다.

주주들도 RSU 도입으로 인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회사가 RSU를 지급할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하면 유통 주식 수 감소로 주주가치가 제고된다. 임직원의 이해관계를 주주와 일치시킬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RSU의 단점도 있다. 회사의 자기주식 취득이 선행돼야 하므로 사업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은 활용이 어렵다. 임직원 입장에서는 스톡옵션과 달리 세제 혜택이 없어 세금 부담이 크다는 특징도 있다.

RSU를 도입한 회사의 관계자는 "RSU가 스톡옵션보다 무조건 좋은 제도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면서도 "기업 주식의 미래 가치에 따라 최종적으로 받는 보상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임직원이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전념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RSU는 경영진과 회사, 주주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성과 보상 제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스톡옵션은 신주를 발행해 지급하는 것으로 주주가치 희석이 우려되지만, RSU는 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하기 때문에 오히려 주가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단기 성과보다는 임직원의 책임경영과 장기 성과 창출을 위해 도입된 제도이기에 회사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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