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 임주현 "3년간 보호예수"… 임종윤에 '근거' 압박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OCI그룹과 통합한 이후 3년간 주요 대주주 주식을 처분 없이 예탁하겠다는 약속했다.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에게도 3년간 지분 보호예수를 제안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의 주주총회는 오는 28일 진행된다.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의 통합을 추진하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 통합을 반대하는 임종윤·종훈 사장이 이사회 선임 안건을 두고 치열한 표결을 앞둔 가운데 임주현 사장이 지난 24일 입장문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임주현 사장은 "OCI와의 통합이 마무리되면 OCI홀딩스에 요구해 향후 3년간 한미사이언스의 주요 대주주 주식을 처분 없이 예탁하겠다"며 "오빠와 동생(임종윤·종훈 사장)도 3년간 지분 보호예수를 약속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보호예수는 많은 지분을 보유한 경우 일정 기간 보유 주식을 팔지 않는 것으로 주로 책임경영 차원에서 선택하는 옵션이다. 임주현 사장은 "이번 OCI-한미 통합의 대전제는 어머니(송영숙 회장)와 저의 지분을 프리미엄 없이 양도하는 대신 한미그룹의 경영을 기존의 경영진에게 계속 맡겨달라는 것이었다"며 "그동안 대주주 가족의 지분에 대해 프리미엄을 보장하며 경영권과 함께 넘기라는 제안도 많았지만,그걸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아버님이 세우신 한미그룹의 신약개발 전통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주현 사장은 고(故) 임성기 회장이 작고한 이후 한미사이언스 주가 하락의 가장 큰 리스크는 가족의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식을 내다 팔거나 담보 잡힌 주식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이른바 '오버행' 이슈가 있었고 아직도 해결이 안 되고 있다고 밝혔다.

"임종윤·종훈 사장, 시총 200조 구체적 근거 제시해야"

이에 따라 현실적인 상속세 문제를 타개하면서도 한미그룹의 전통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방식으로 OCI와의 통합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임주현 사장은 "오빠와 동생은 가처분 의견서에서도 노골적으로 드러냈듯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 더해 매각할 생각만 하고 있다. 지금의 상황이 오빠와 동생의 주장대로 진행될 경우 조만간 오빠와 동생의 지분은 프리미엄과 함께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한미그룹과 일반 주주들의 권익 침해로 직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종윤·종훈 사장이 공개한 한미약품 계획에 대해서는 "저와 어머니는 가족의 상속세 문제로 인한 한미 주식의 오버행 이슈 해소, 그리고 한미약품 그룹의 연구개발(R&D) 자금 수혈을 위해 OCI라는 자금력 있는 튼튼한 경영 파트너를 제시했다"며 "반면 오빠와 동생은 시총 200조라는 지금으로서는 비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곧 1조원의 투자를 유치하겠다'면서 구체적인 계획은 전혀 제시하지 않은 채 주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문제인 상속세 문제와 관련한 상속세 잔여분 납부에 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안과 자금의 출처를 밝혀달라고 당부했다. 임주현 사장은 "임종윤 사장이 혹시 현재도 실체가 불투명하고 재무건전성도 의심되는 코리그룹과 Dx&Vx를 한미약품과 합병시키거나 혹은 심지어 부정한 자금원을 이용할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이라며 자금 출처를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주주들과 시장에 공언한 1조원 투자 유치에 대해 최소한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 주기 바라고, 그 방안이 현실적이고 믿을 수 있다면 저부터도 지지할 것이다"라고 말하면서도 "다만 그렇게 하지 못하고 계속 주주들을 현혹시킨다면 그것은 시중에 떠도는 소문처럼 오빠와 동생의 뒤에 한미그룹의 경영권을 차지하려는 사모펀드나 심지어 정체불명의 세력이 도사리고 있다는 반증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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