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나무 뽑아내는 호주 농장..."와인 과잉생산"

시티타임스 CityTimes

입력: 2024년 03월 11일 23:49

포도나무 뽑아내는 호주 농장..."와인 과잉생산"

CityTimes - [시티타임스=호주/뉴질랜드] 호주에서 포도의 과잉생산 문제로 농장에서 수백만 그루의 포도나무를 뽑은 가운데 수천만 그루를 더 제거해야 할 상황이라고 CNN비즈니스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포도 재배자와 와인 제조업체의 생계를 위한 결정이었다고 CNN은 전했다.

호주의 와인 생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레드 와인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줄어든데다, 최근 몇 년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온 중국 시장이 정치적 분쟁으로 수입을 차단하며 타격을 받았다.

호주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와인 수출국으로, 최근 수치에 따르면 2023년 중반 2년치 생산량인 20억 리터의 와인을 보관하고 있었다. 와인 소유주가 어떤 가격이든 서둘러 판매하려는 가운데 보관 와인 중 일부는 부패하고 있다.

남동부 그리피스 마을 근처에서 4대째 포도 농사를 짓는 제임스 크레마스코는 할아버지가 심은 포도나무를 굴삭기가 파내는 모습을 지켜보며 “농작물을 계속 재배하고 손해를 볼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고 말했다.

호주의 와인 생산용 포도의 3분의 2는 그리피스 같은 관개 시설을 갖춘 내륙 지역에서 재배된다. 주요 와인 업체들이 고가의 와인 생산에 집중하면서 그리피스 주변 지역의 포도는 수확되지 않은 채 쪼그라드는 상황이다.

그리피스 같은 지역의 포도 가격은 지난해 1톤당 평균 200달러로 수십년 만에 가장 낮았다. 이는 2020년 가격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수요와 공급을 맞춰 가격을 올리려면 그리피스 같은 지역의 포도나무를 최대 4분의 1은 뽑아야 한다고 해당 지역 농민 단체인 리버리나 와인포도 재배자 대표 제레미 카스가 말했다.

와인 오스트레일리아의 자료를 기반으로 로이터 통신이 계산한 결과, 1만2천 헥타르의 토지에서 2천만 그루 이상의 포도나무가 사라질 것이며, 이는 호주 전체 포도 재배 면적의 약 8%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도나무를 뽑지 않으려는 재배자들은 시장 회복을 기다리며 손실을 감당하고 있다.

전 세계 소비자들은 건강에 대한 우려로 술을 덜 마시고, 마시더라도 더 비싼 와인을 선택하는 경향이 생겼다. 이 때문에 칠레와 프랑스, 미국도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프랑스 보르도 같은 주요 지역에서도 수천 헥타르 면적의 포도나무를 뿌리 채 뽑고 있다.

호주는 유럽처럼 포도나무와 과잉 생산된 와인을 폐기할 수 있는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중국이 이번 달 다시 수입을 허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 수요 자체가 감소해 과잉 공급 해소에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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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터당 10 호주 달러 미만 가격의 와인은 대부분 그리피스 같은 지역에서 재배된 포도로 만들어지며, 2023년 12월까지 호주 와인 수출액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와인 오스트레일리아가 밝혔다. 태즈매니아나 빅토리아의 야라 밸리 같은 화이트 와인이나 더 비싼 레드 와인을 생산하는 일부 지역은 와인의 인기 덕분에 상황이 더 나은 편이다. 그러나 과잉생산 문제를 겪는 생산자들은 감귤류와 견과류 나무 재배로 방향을 돌리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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