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뚫은 비트코인'… 서학개미 장바구니 '가상화폐 ETF' 담겼다

MoneyS

입력: 2024년 03월 07일 14:17

'지붕뚫은 비트코인'… 서학개미 장바구니 '가상화폐 ETF' 담겼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뒤 급락한 가운데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도 비트코인 선물 ETF(상장지수펀드)를 투자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국내에선 아직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가 허용되지 않아 차선책으로 선물 ETF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한달간(2월6일~3월5일) '2X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X)'를 3234만달러(약 431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50위권 종목 중 21위다. 이 상품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 지수를 추종하며 레버리지 상품으로 등락률에 따라 두 배 손익을 볼 수 있다.

2021년 10월 미국에서 처음 출시된 대표적 비트코인 선물 ETF인 '프로셰어즈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O (NYSE:BITO))도 1325만달러(약 176억원) 사들이며 순매수 규모 37위에 올랐다.

국내 개인투자자는 미국 시장 외 다른 국가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ETF까지 사들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홍콩 증시에 상장시킨 '삼성 비트코인선물액티브 ETF'도 국내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 비트코인선물액티브 ETF 순자산(AUM) 규모는 지난 5일 기준 1235만달러, 수익률은 상장 1년2개월 만에 208%를 기록했다. 이 상품은 비트코인 현물에 투자하는 대신 CME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에 투자해 비트코인 수익을 추종하는 간접 투자방식으로 운용돼 국내 투자자들도 투자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해외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 ETF만 거래가 가능하다. 금융당국이 현행 자본시장법상 가상자산은 ETF의 기초자산 범주에 포함되지 않아 비트코인 현물 ETF를 거래하는 것은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판단을 내려서다.

다만 비트코인 선물 ETF는 현물 ETF에 비해 상대적 열위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표적 비트코인 선물 ETF인 '프로셰어즈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O)'는 2023년 127%의 총수익을 기록해 비트코인 현물 대비 20%포인트 이상 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했다"며 "아크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아크이노베이션 ETF'는 BITO 보유분을 팔고 자사 비트코인 현물 ETF로 교체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ETF 운용사는 실제로 비트코인을 구입해 코인베이스 같은 수탁회사에 맡겨두게 된다. 때문에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는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투자자는 증권사 계좌만 있으면 주식을 사고팔듯 비트코인 ETF를 거래할 수 있다.

앱 다운받기
수백만 명이 사용하는 앱에 합류해 글로벌시장의 최신 소식을 받아보세요.
지금 다운로드합니다

이와 달리 선물 ETF는 보유한 선물 계약의 만기가 되면 만기가 가까운 선물 계약으로 재투자(롤오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롤오버 비용이 드는 만큼 수익률 차원에서 불리하다. 또한 비트코인 선물 ETF는 미래 특정 시점에 정해진 가격에 사고팔기로 한 비트코인 파생상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만큼 시세를 예측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데다 운용 보수 또한 높다. 미국에서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의 운용 보수는 0.25% 수준에 그친다. 이에 반해 2X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의 운용 보수는 1.85%에 달한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비트코인 현물 ETF와 관련해 연내 공론화가 이뤄질 거라는 의견을 밝혔다. 금융당국은 올해 하반기 가상자산 관련 제도 마련과 함께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도 논의할 전망이다.

머니S에서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