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S+] 실적 반등론 솔솔… 정유업계, 유가 상승에 '표정관리'

MoneyS

입력: 2024년 03월 03일 15:20

[비즈S+] 실적 반등론 솔솔… 정유업계, 유가 상승에 '표정관리'

정유업계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재고평가이익 상승 가능성이 커져서다. 손익분기점의 2~3배 수준으로 오른 정제마진도 실적 반등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달까지 적용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가 다음 달까지 연장된 덕분에 수요 위축 우려도 덜었다.

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올 2월(1~28일) 평균 가격은 배럴당 80.8달러다. 전달(배럴당 78.8달러)보다 2.5% 올랐다. 지난해 12월(배럴당 77.3달러)과 비교했을 땐 4.5%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한동안 오를 전망이다. 이스라엘·하마스 휴전에 진척이 없는 가운데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협의체인 OPEC+가 감산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OPEC+는 올 1분기까지 하루에 22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지난해 11월 합의했으나 최근 들어 올 2분기까지 감산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유가가 85달러 중반 이하를 유지할 경우 올해 말까지 감산을 이어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국제유가 상승은 정유사들의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가격이 저렴할 때 구매했던 기름의 재고평가이익이 오르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재고평가이익이 오르면 회계상 이익이 늘어난다"며 "현금이 회사로 직접 유입되는 것은 아니지만 영업이익 상승과 직결되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유가 상승은 수요 위축으로 이어져 정유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이 있으나 실현 가능성은 작다. 석유제품은 생활에 필요한 필수재인 만큼 수요의 가격 탄력성(가격 변화에 따른 수요 변동)이 낮다. 유가가 극단적으로 치솟지 않는 이상 수요는 일정 수준 보장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름값이 오르면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소비를 줄이는 경우는 드물다"며 "유류세 인하 조치가 4월까지 연장됐기 때문에 수요 급감은 한동안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제마진 상승도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나온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운영·원자재 비용을 뺀 값이다. 해외에서 들여온 원유를 가공해 판매하는 국내 정유사들의 사업 구조상 정제마진은 실적과 직결된다. 정제마진은 올 들어 12~14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손익분기점(배럴당 4~5달러)의 2~3배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평균 정제마진은 8.6달러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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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지난 1월 발생했던 한파로 미국 정유사들의 가동률이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80.6%로 하락했다"며 "미국 정제설비 가동률 회복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분간 정제마진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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