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S+] '캐즘' 직격탄 삼성SDI…'이재용 특명' 투자 확대로 위기 극복

MoneyS

입력: 2024년 02월 16일 15:00

[비즈S+] '캐즘' 직격탄 삼성SDI…'이재용 특명' 투자 확대로 위기 극복

삼성SDI가 전기차 캐즘(시장 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기) 위기에 직면했다. 전방산업 수요가 줄며 배터리 판매 역시 위축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KS:005930) 회장이 최근 삼성SDI 사업장에서 '담대한 투자'를 강조한 점을 감안, 투자 확대로 위기를 극복할 계획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22조7083억원, 영업이익 1조633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이 12.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9.7% 줄었다.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전방산업 수요 둔화와 경기침체로 인해 소형 전지 및 전자재료 부문이 부진했다.

2023년 하반기부터 영업익 '뚝뚝'… 올해 전망도 어두워

삼성SDI 실적 악화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 2023년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3%(5659억원→ 4960억원), 36.5%(4908억원→ 3118억원) 줄었다. 같은 해 1·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16.5%(3223억원→ 3754억원), 4.9%(4290억원→ 4502억원) 확대된 것과 대조된다.

실적 악화는 전기차 수요가 줄며 배터리 판매 확대 속도가 느려진 탓으로 관측된다. 특히 삼성SDI가 주력하고 있는 유럽의 성장세 둔화가 주효했다. 유럽은 다른 국가들보다 앞서 전기차 전환이 추진된 지역이다. 전기차 침투율이 어느 정도 높아지면서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미국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 않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첨단세액공제(AMPC)를 받지 못한 것도 실적 악화 요인이다. AMPC는 미국에서 생산한 배터리 셀에 대해 킬로와트시(kWh)당 35달러의 세액을 공제하는 게 핵심이다. 셀을 엮어 모듈로 만들면 kWh당 10달러의 세액공제를 추가로 제공한다. 삼성SDI는 현재 미국 공장을 건설하는 중으로 현지에서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지는 않다. 미국 공장을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지난해 AMPC로 각각 6000억원대의 영업이익 상승효과를 본 바 있다.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삼성SDI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전동공구·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시장이 완전히 회복하기까지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고성장세를 보여왔던 전기차 시장 또한 캐즘 영역 진입과 글로벌 경기 침체 지속으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재용 "위축되지 말고 담대해야"… 삼성SDI, 투자 확 늘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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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는 투자 확대로 위기를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삼성SDI 투자 중요성을 언급해서다. 이 회장은 올해 첫 해외 출장지로 삼성SDI 말레이시아 공장을 방문해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과감한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하자"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회장 언급에 삼성SDI는 투자 비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경영전략을 다시 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SDI의 시설투자 비용은 지난해 1~3분기 2조4397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SK온 시설투자 비용(각각 7조6454억원·7조6101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업계는 올해 삼성SDI가 시설투자 비용을 6조원대까지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늘어난 시설투자 비용은 미국 공장 건설 등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 2곳을 미국에 짓고 있다. 제너럴 모터스(GM)와도 미국 합작공장 1곳을 건설 중이다. 각 공장은 오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매년 완공될 계획인데 투자 확대로 공장 조기 건설·가동이 이뤄질 수 있다고 업계는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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