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넘은 美 저축률…“봉쇄 풀리면 대규모 보복 소비”

Hankyung

입력: 2021년 03월 01일 22:03

20% 넘은 美 저축률…“봉쇄 풀리면 대규모 보복 소비”

겨울 폭풍 등의 영향으로 쓰레기 수거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거리에 최근 쓰레기가 쌓여 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미국 개인들의 지난 1월 저축률이 또 다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의회를 통과한 경기 부양책의 영향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된 이후 대규모 ‘보복 소비’를 위한 실탄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란 진단이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개인 저축률은 올 1월 기준 20.5%로, 작년 12월(13.7%) 대비 6.8%포인트 급증했다. 역대 가장 높았던 작년 4월(33.7%)과 비교하면 9개월 만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미 저축률은 코로나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만 해도 7% 안팎에 불과했다.

저축률이 뛴 건 정부 부양책 덕분이다. 미 정부와 의회는 작년 말 9000억달러 규모의 부양법을 시행했고, 미국인 1인당 600달러씩 현금을 쥐게 됐다. 미 개인들의 저축액은 총 3조9000억달러로, 작년 2월(1조3800억달러) 대비 2.8배 급증했다.

1월 개인소득 역시 전 달 대비 10.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의 전문가 예상치(9.5% 증가)를 웃돌았다. 같은 달 실질 가처분소득은 작년 동기 대비 13.3% 급증했다. 작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하지만 개인소비지출 증가율은 2.4%로, 시장 예상(2.5%)에 못 미쳤다. 미국인들이 상당한 소득 증가에도 불구하고 소비 대신 저축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작년부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개인 저축률.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이달 중순을 목표로 추진 중인 ‘슈퍼 부양책’이 확정될 경우 저축률과 개인소득이 더 늘 것이란 분석이다. 1조9000억달러 규모인 이번 부양책엔 미국인 1인당 1400달러의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2조2000억달러 규모였던 첫 번째 부양책이 작년 3월 집행되기 시작하자 같은 해 4월 저축률은 33.7%로 뛰었다.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는 “미국인 중 대다수가 코로나 지원금을 받으면 고스란히 저축하거나 빚을 갚는 데 쓴 것으로 확인됐다”며 “막대한 저축액은 봉쇄 해제 후 소비를 위한 실탄이 충분하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앱 다운받기
수백만 명이 사용하는 앱에 합류해 글로벌시장의 최신 소식을 받아보세요.
지금 다운로드합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원자재 가격 부담"…中 민간기업 제조업 경기 8개월 만에 최저

5일간 55% 폭등한 피스커…모건스탠리 "전기차 중 가장 유망"

"주식·부동산 최소 15% 추락할 것"…로젠버그의 경고

금리 상승 수혜주, 금융주의 톱픽은? "뱅크오브아메리카 (NYSE:BAC)(Bo...

손성원 교수 “반도체 없이 경제 성장 없다…부족 심화할 것”

美 슈퍼 부양책, 상원서 '최저임금 인상안' 빼고 통과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