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탑'에 휘말린 글로벌 증시…디레버리지 도미노 우려

Economic Review

입력: 2021년 01월 30일 09:02

수정: 2021년 01월 30일 09:40

'게임스탑'에 휘말린 글로벌 증시…디레버리지 도미노 우려

출처=게임스탑 홈페이지 갈무리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최근 글로벌 증시가 게임스탑 등에서 나타난 헤지펀드 숏스퀴즈(hort squeeze,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했으나, 주가 상승으로 손실이 발생해 주식을 집중 매수하는 것) 충격에 큰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개인투자자가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을 집중 매수 중이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들이 손실을 메우기 위해 디레버리지(주식 등 소유자산을 매각)로 대응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게임스탑 충격'에 헤지펀드 손해액 50억달러↑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게임스탑은 하루 만에 44% 급락한 193.6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아울러 영화관 체인 AMC엔터테인먼트 홀딩스와 캐나다 스마트폰업체 블랙베리의 주가는 각각 56%, 41% 폭락했다.

이는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주식거래 중개 플랫폼 '로빈후드'가 이날 하루 동안 거래를 제한했기 때문이다. 다만 로빈후드가 “다음날부터 게임스탑 주식을 제한적으로 매입할 계획"이라며 "우리는 상황을 계속 감시하고 필요에 따라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하자 해당 종목들은 시간 외 거래에서 급반등하고 있다.

현재 한국시간 오후 7시경 게임스탑은 시간 외 거래에서 102% 오른 39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AMC와 블랙베리도 각각 60%, 17%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이날 ‘게임스탑 이슈’를 촉발한 레딧의 ‘월스트리트배트’에서 ‘뉴컨셉에너지’가 거론되면서 주가가 치솟았다. 이날 뉴컨셉에너지의 주가는 주당 25달러에 마감했다. 전날 주당 2.35달러였던 주식이 하루 만에 963% 상승한 셈이다. 

뉴컨셉에너지 28일(현지시간) 주가 추이. 출처=인베스팅닷컴

블룸버그 통신은 “과도한 변동성을 이유로 게임스탑의 거래가 제한되자, 투자자들은 새로운 종목을 찾아냈다”라며 "애팔래치아에서 무시해도 좋을 만한 양의 원유와 천연가스를 추출하는 직원 5명의 기업이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광풍'의 주연이 됐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렇게 일부 종목의 주가가 폭등하면서 해당 종목에 공매도한 헤지펀드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달 초 개인 투자자들이 게임스탑 매수에 나서며 주가가 급등하자 시트론리서치, 멜빈캐피털 등 헤지펀드들은 공매도로 맞섰다. 하지만 이후에도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져 주가가 치솟았고, 헤지펀드들은 급기야 숏 스퀴즈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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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멜빈 캐피털이 이달 3주 만에 전체 자산(125억달러)의 30%에 달하는 37억달러(약 4조원)가 넘는 손실을 내고 공매도 계약을 종료했다. S3 파트너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공매도 세력들이 게임스톱 공매도로 본 손실 규모는 50억달러(5조6000억원)가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증시, 헤지펀드의 마진콜 →디레버리지 사태 우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글로벌 증시에 일종의 ‘나비효과’로 작용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게임스탑 등의 공매도에서 손실을 때문에 ‘마진콜’(margin call, 손실이 난 선물계약 등에 대해 증거금 부족분을 채우라는 요구)을 받은 헤지펀드들이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주식을 대규모로 매도할 수 있다는 우려, 즉 대규모 디레버리지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 전반에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증시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국내 코스피는 전날보다 92.92포인트(3.03%) 하락한 2976.13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지수가 3000선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 6일(2968.21) 이후 17일 만이다.

이날 아시아 증시 전반이 맥을 못 추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닛케이평균주가)는 전일 대비 534.03포인트(1.89%) 하락한 2만7663.39로 마감했다. 중국 상해 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는 각각 0.65%, 0.94% 하락 중이다. 대만 가권지수는 1.8% 급락했다.

미국 주가지수 선물이 하락하면서 투자자 심리가 악회 되어 외국계 주요 증권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매물이 출회됐다는 분석이다. 한국시간 오후 7시경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전날보다 0.83% 내린 3만254.0에, S&P500지수 선물은 1.00% 하락한 3741.38에 거래되고 있다. 나스닥100지수 선물은 1.44% 하락한 1만299.62를 기록 중이다.

미 의회. 출처=뉴시스

이에 미 의회와 증권규제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개입을 선언했다. SEC는 이날 성명을 통해 “투자자 보호와 효율적인 시장 관리를 위해 유관기관들과 협력하고 있다"라며 “상황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와 상원 은행위원회 관련 청문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이날 게임스톱 사태에 대한 성명을 내고 "헤지펀드, 사모펀드, 부자 투자자들은 그동안 증시를 개인 카지노처럼 갖고 놀면서 다른 사람들만 비용을 치르게 했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게임스탑 등을 둘러싼 개인투자자와 헤지펀드의 대립이 단기 소음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박범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시장에서 개인투자자 주도의 숏 스퀴즈로 인한 주가 급등은 ‘사상누각’일 따름이다”라며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일시적 수급 불균형으로 상승하는 주가는 다시 이전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라고 평가했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과 헤지펀드의 공방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시장을 극단으로 몰고 가고 있다”라며 “전체 흐름을 흔드는 요인은 아니지만, 일시적인 변동성을 키우는 소음이 되기 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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