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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편견을 깨는 마케팅 전략

입력: 2021- 01- 16- 오후 10:28
수정: 2021- 01- 16- 오후 01:40
© Reuters.  우리 사회의 편견을 깨는 마케팅 전략

■ 천성용 단국대 교수 천성용 단국대 교수

마케팅 개념 중 스키마(schema)가 있다. 스키마란 ‘어떤 대상과 관련하여 떠오르는 연상들의 집합’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바나나를 떠올릴 때, ‘바나나는 노랗다’, ‘껍질이 미끄럽다’, ‘쉽게 상한다’ 등의 연상을 떠올린다.

그것은 색깔일 수도 있고, 맛일 수도 있고, 바나나와 관련된 독특한 물리적 속성, 혹은 개인의 추억일 수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가 기업의 브랜드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스키마를 형성한다는 점이다. 마케팅에서는 이를 특별히 ‘브랜드 스키마’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나이키라는 브랜드를 떠올릴 때 어떤 사람은 나이키의 유명 로고가 떠오를 수도 있고, 나이키와 관련된 특별한 사람, 혹은 특정한 운동화 제품이 떠오를 수 있다.

애플 (NASDAQ:AAPL) 브랜드를 떠올릴 때 어떤 사람은 스티브 잡스가 떠오를 수도 있고, 왠지 모르게 혁신적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를 수도 있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각 브랜드에 대해 나름의 스키마를 형성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모든 브랜드에 대해 명확한 스키마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모든 브랜드별 특징을 속속들이 알 수도 없고, 냉정히 말해 그럴 필요도 없다.

이 경우 소비자들은 조금 더 빠른 지름길을 선택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잘 생기고 멋있는 연예인을 보면 ‘그 배우는 잘 생겼으니까 성격도 분명히 좋을거야’라고 추측하는 것처럼, 어떤 브랜드의 좋은 점이 떠오르면 나머지 속성들도 좋을 것이라고 함께 추론해버린다. 긍정적인 후광효과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부정적인 후광효과’도 있다. 이는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일어난다. 어떤 대상의 한 두가지 나쁜 속성 때문에 나머지 속성 모두를 평가절하해버리는 것이다. 부정적 후광효과의 힘은 매우 강력하다. 특별히 기업의 브랜드에 발생하는 부정적 효과는 때론 치명적이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의 제품에 과거 심각한 품질 문제가 있었다고 가정해보자. 다른 브랜드는 괜찮았는데, 유독 그 브랜드는 고장이 잦았다. 소비자들은 해당 브랜드에 대해 품질이 떨어진다는 강력한 연상을 이미 형성했고, 이 인식은 오랜 기간이 지나도 쉽게 깨지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그 제품이 아무리 좋아져도, 다른 모든 속성 역시 별로일 것이라고 단정하고 다시 쳐다보지 않는다.

부정적 후광효과는 단지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도처에서 발견된다. 이와 관련해 재미있는 실험 결과가 과거 방송에 소개된 적이 있다. EBS 다큐프라임 ‘인간의 두 얼굴’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길을 물어보는 두 외국인에 대한 우리들의 반응을 비교하였다. EBS 다큐프라임 '인간의 두 얼굴' 방송 화면

실험에 등장하는 외국인은 길을 지나는 한국인에게 코엑스까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 물었다. 모든 실험 조건은 똑 같았다. 다만, 한 명은 백인이고, 다른 한 명은 동남아인이라는 점만 달랐다.

안타깝지만 결과가 어땠을 지 독자 여러분들은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실험에 참가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양 백인에게는 친절하게 길을 안내해주었다. 심지어 지하철역까지 직접 길을 안내해주는 사람도 있었고, 서투른 영어지만 여행 중이냐며 사적인 대화를 먼저 제안하는 사람도 있었다.

반대로 동남아인이 길을 물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철저히 외면하였다. 어떤 사람들은 동남아인이 묻는 질문을 제대로 듣지 조차 않았다. 질문을 하기 전에 고개를 빨리 돌리거나, 가던 길을 더욱 재촉하였다. 아마도 ‘외국인 노동자’와 같은 동남아인에 대한 특정 연상이 부정적 후광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해석된다. 이 실험을 통해 우리 사회의 민낯이 드러나고, 이를 반성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인종이나 사회 계층에 대해 형성된 부정적 후광효과는 결국 우리들 마음 속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사회적 편견’과 연결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편견을 개선하기 위해 마케팅 전략이 활용될 수는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마케팅에서는 특정 브랜드의 부정적 후광효과를 깨기 위해 그 브랜드의 다른 장점을 어필하기 보다 부정적 인식의 핵심적인 원인이 되는 속성을 먼저 개선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우리 주변에 좋은 예가 있다. 예를 들어, 과거 탈북민이라고 하면 매우 무서운 사람이거나 간첩일 것이라고 생각한 시절이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의 이야기다. 당시 전철우라는 북한의 엘리트 출신 탈북민이 TV 코미디 프로그램에 등장하였다.

개그맨 전철우는 매우 특별했다. 우선 북한 출신의 ‘군인’이 아닌 ‘엘리트 학생’이라는 점이 신선했다. 무서울 것만 같았던 탈북자가 똑똑하고, 더군다나 개그맨처럼 웃길 수 있다는 것은 평소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탈북민에 대한 ‘스키마’를 뒤흔드는 것이다. 결국 전철우라는 한 사람으로 인해 탈북민에 대한 부정적 후광효과, 즉 우리 사회의 편견이 깨지는 계기가 되었다.

과거에 전철우가 있었다면, 현재는 ‘애정통일! 남남북녀’, ‘이제 만나러 갑니다’와 같은 TV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들의 공통점은 탈북민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우리 사회의 보통 구성원들과 다를 바 없는 웃음과 감동을 전달한다는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의 특성상 지나치게 과장된 탈북민의 모습을 전달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적어도 이러한 프로그램이 탈북민에 대한 스키마 개선에 기여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인종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개선한 샘 오취리와 조나단의 사례도 있다. 샘 오취리는 아프리카 가나 출신 유학생으로 TV 예능 프로그램인 비정상회담, 코미디 빅리그, 개그콘서트, 진짜사나이 등에 출연하며 유명해진 연예인이다. 사실 샘 오취리가 활동하기 이전 우리 나라 사람들은 아프리카를 생각할 때 기아, 난민, 흑인, 후진국 등의 연상을 떠올리곤 하였다.

실제로 필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아프리카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구호 단체 영상에 등장하는 한 가지 속성만으로 아프리카에 대한 스키마를 형성해버린 것이다. 하지만 TV 속에 등장하는 세련되고 멋있는 샘 오취리의 모습은 평소 우리가 가지고 있던 아프리카에 대한 기대와 상당히 달랐다. 샘 오취리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던 아프리카에 대한 스키마를 뒤흔든 것이다. 비록 샘 오취리가 최근 방송에서 하차하는 불미스러운 논란이 있었으나, 그동안 그가 보여준 노력과 의미 있는 성과까지 폄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KBS '해피투게더' 방송 화면

콩고에서 온 조나단도 있다. 조나단은 KBS 인간극장에 출연하면서 알려진 유명 유투버이자 연예인이다. 전라도 고등학생으로 유머러스하게 사투리를 구사하는 조나단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웃음을 전해 주었다. 조나단 역시 우리가 평소 가지고 있던 아프리카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깼다.

탈북민 예능 프로그램과 샘 오취리, 조나단은 특정 대상에 대한 부정적 후광효과가 어떻게 개선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매우 좋은 사례이다. 과거 다른 자동차 브랜드에 비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기아자동차가 BMW 출신 디자이너를 영입해 디자인에 집중하면서 브랜드 스키마를 개선한 것처럼, 우리 사회 역시 부정적 후광효과가 뿌리깊게 자리 잡은 사회적 편견의 원인을 찾아 그것을 먼저 없애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편견은 결국 ‘인식’의 문제이다. 그리고 마케팅은 치열한 ‘브랜드 인식의 전쟁터’에서 살아남는 경영 전략이다. 따라서 소비자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마케팅 전략을 적극 활용하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편견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이든 국민이든 따지고 보면 결국 같은 사람들 아닌가. 마케팅의 지혜가 우리 사회의 편견 개선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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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서양인들이 보기에 중국인 한국인 다 똑같이 보인다 구분 못한다.. 해외 특히 미국 나중에 돌아다닐때 조심들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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