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올랐지만"… 식품 수출기업도 '냉가슴'

MoneyS

입력: 2024년 04월 18일 00:31

"원달러 올랐지만"… 식품 수출기업도 '냉가슴'

유가 상승에 이어 원·달러 환율까지 무섭게 치솟으면서 식품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해외 매출이 높은 수출 기업조차 환차익에 대한 기대보다는 비용 증가에 대한 걱정이 우선이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장중 1400.0원까지 오르며 2022년 11월7일 1413.5원 이후 약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1400원대를 기록했다.

고물가 영향으로 원·부자재는 물론 인건비와 물류비가 오르는 중에 환율이 급등하자 식품기업들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 식품 기업들은 소맥(밀), 팜유, 설탕, 코코아 등 주요 원재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해외 매출 비중이 높다는 것은 해외에 공장이 있다는 것이지 수출 비중이 높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면서 "해외에 공장을 설립한 식품 기업들은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고 말한다. 현지에서 생산과 매출, 고용이 모두 이루어지기 때문에 환율이 오른다고 해서 딱히 차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반대로 원·부자재 구입에 따른 비용 증가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CJ제일제당과 농심이 이에 해당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기준 원·달러 환율이 10% 오를 경우 세후 이익이 181억5300만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농심도 원·달러 환율이 5% 상승하면 1억7600만원의 당기 손해가 발생한다.

현지 생산이 아닌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상황도 그다지 밝지는 않다. 오리온은 지난해 수출이 늘어 원·달러 환율이 10% 오를 경우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EBITA)이 27억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오리온의 포트폴리오가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 환차익보다는 비용 증가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출 비중이 70%에 이르는 삼양식품 역시 마찬가지다. 원/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세후 이익이 61억원 늘어나겠지만 전체 비용 대비 높지 않은 금액이다. 삼양식품의 주력제품인 면류의 재료인 원맥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총선 이후 원유와 달러 상승까지 겹치면서 생활물가가 수직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다소비 가공식품 32개 품목의 올해 1분기(1~3월) 평균 가격을 조사한 결과 25개 품목의 가격이 전년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평균 상승률은 6.1%, 인상된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9.1%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3.6%)의 2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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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이 장기화된다면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최근 고물가 흐름이 농수산식품뿐 아니라 가공식품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장보기에 나선 국민들의 한숨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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