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8월22일 (로이터) 이경호 기자 - 서울 외환시장의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지난주 나흘간의 거래에서 3거래일이나 50억달러 대에 그쳤던 달러/원 현물 거래량은 급기야 어제 40억달러 대로 떨어졌다.
이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2일 30억달러 대를 기록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올해 들어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달러/원 현물 환율의 하루 거래량은 70-80억달러 수준은 유지해 왔다.
외환딜러들은 우선 역외 쪽 트레이딩 세력들의 움직임이 약해진 것을 가장 큰 이유로 지목하고 있다.
주로 외은지점들을 통해 유입되는 역외 플레이어들의 거래 주문은 서울 환시에서 주된 물량 중 하나다. 외은지점들의 경우 이를 발판으로 자기 포지션 거래를 늘리기도 한다.
한 외환딜러는 "(거래량 감소가) 휴가 시즌 여파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것 같다"면서 "기본적으로 역외 플로우가 줄었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주로 로컬 은행들 위주로 치고받는데 업체들 물량 위주로는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업체 물량의 경우 비드 오퍼를 대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역외 물량이 활발하게 들어와야 시장에 변동성도 생기고 거래량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그러면서 "북한 리스크가 불거졌던 7월말 이후 역외가 롱 포지션을 들었다가 지금은 포지션을 조금씩 줄이는 분위기다. 그리고 아직도 숏 포지션은 전략적으로 금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른 외환딜러는 "역외는 아직도 방어적 포지션 차원에서 롱을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에는 그 포지션을 약간 줄이는 정도다. 새로운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주 한미 합동 군사훈련과 주 후반 예정된 잭슨홀 미팅 등 대형 이벤트들을 맞아 시장참가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도 최근의 거래량 감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외환당국이 계속해서 변동성 관리를 강조하고 있는 것도 시장참가자들의 거래 의욕 저하에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외환딜러는 "가뜩이나 올해 실적이 전반적으로 안 좋은 분위기에서 일단은 이벤트들을 지켜보면서 몸을 사리자는 심리가 강하다"면서 "달러화는 약세가 맞는 것 같은데 북한 리스크가 있어 쉽사리 숏으로 손이 안 나가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이어 "지금 분위기로는 환율이 1150원만 넘어가려 해도 당국이 불안 심리 차단 차원에서 매도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아래로는 연저점 부담이 있으니 기껏해야 환율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1120-1140원 정도다. 거래를 많이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편집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