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투자자 : 젊은 투자자는 모두 떠나고 고인물만 남아 집중투자 중!

 | 2025년 03월 18일 17:33

매년 3월이 되면 한국예탁원에서는 ‘12월 결산 상장법인의 주식 소유자 현황’이라는 자료를 보도자료로 발표합니다. 저는 이 자료를 장기간에 걸쳐 계속 누적하여 쌓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자료를 살펴보다 보니 2024년 말 기준 투자자들의 성격이 달라진 부분이 있었습니다. 특히, 2024년은 한국증시만 유독 약세장이 강했기 때문에, 이번 자료를 보며 필자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12월 결산법인의 실질 주주 수 (현실적으로 개인투자자의 수) 소폭 증가

한국증시 상장사들이 거의 대부분 12월 결산법인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예탁원에서 발표한 12월 결산법인의 실질 주주 수는 현실적인 개인투자자의 수와 거의 비슷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12월 결산법인의 실질 주주 수 추이. 원자료 참조 : 한국예탁결제원 보도자료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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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른 개인투자자 수는 2020년 동학개미 운동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2019년 619만여 명에서 2021년 연말에는 1,384만 명까지 2배 이상 급증하게 됩니다. 이 정도 수준이면 대부분의 가구는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주식투자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그리고 이후 2022년 1,441만 명을 찍었지만, 주식투자에 지친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2023년에는 소폭 개인투자자 수가 줄면서 1,416만 명으로 25만여 명 감소하였습니다.

그리고 2024년 연말, 소폭이지만 12월 결산법인의 실질 주주 수는 1,423만여 명으로 6만 9천여 명 증가하였습니다. 작년 약세장 속에서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가 조금이나마 늘어난 것이지요. 그런데 깊이 파고 들어가 보면 조금 특이한 점을 보게 됩니다.

2040세대 국내 투자 감소, 50대 이상에서는 증가

최근 3년 연령대별 소유자 수 증감 추이.

[ 자료 분석 : lovefund이성수, 원자료 : 한국예탁결제원 보도자료]

특이한 점은 바로 연령대별 소유자 수 증감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즉, 연령대별 국내 주식 보유 개인투자자 증감이라 해석할 수 있지요. 이를 한눈에 보기 쉽게 위의 표로 정리 해 보았습니다.
자료를 보시면 2022년 이후 20대에서 40대 투자자들의 인구수가 급격히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하여 50대 이상부터 초고령층까지 국내 투자 인구수가 최근 3개년도 연속 증가하였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실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직접적으로 관찰되고 있지요. 2020년대 들어 서학개미가 증가하면 한국증시에 크게 실망한 젊은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을 빠르게 이탈하였고, 한국증시에는 그야말로 나이가 지긋한 ‘고인물’ 투자자만 남았다는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의 이야기가 실제 통계로도 확인된 것입니다.

그런데! 소수의 종목에 몰방 투자하는 투자자 비율 급증???

고인물 투자자라는 표현은 나이가 지긋한 투자자라는 의미도 있지만, 그보다는 시장에서 산전수전을 모두 겪고 생존한 투자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오랜 기간 생존하였기에 무모한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투자를 할 가능성이 큰 투자 성향을 지녔겠다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 관찰된 현상을 보면, 2010년대 이후 2021년까지 분산투자를 한 투자자의 비율이 증가세를 보여왔는데, 최근 3년 사이 분산 투자한 투자자 비율은 감소하고, 소수의 종목에 집중투자 한 투자자의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자료 분석 : 원자료 : 한국예탁결제원 보도자료]

십수 년 전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1종목에서 3종목, 즉 극소수의 종목에 집중투자 한 투자자의 비중은 75%에 이르렀고 6종목 이상 보유한 투자자가 13% 수준에 불과하였습니다만, 2010년대 중반을 넘기면서 분산투자를 하는 투자자가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그리고 2020년 동학개미 운동 속에 분산투자를 당연하게 사용하는 투자자가 늘면서 2021년에는 6종목 이상 분산 투자한 투자자 비율이 29.1%까지 높아졌고, 1~3종목에 집중투자 한 투자자의 비율은 56.7%까지 낮아졌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3년 동안 은근슬쩍 다시 집중투자 성향이 커지면서 6종목 이상 보유한 투자자의 비율은 26.9%로 낮아졌고, 1~3종목에 집중투자 하는 투자자의 비율은 59.7%로 60% 선까지 올라섰습니다.

즉, 최근 3년 사이 고인물 투자자들이었어도 투자 성향이 공격적으로 바뀐 것입니다.

정리 : 젊은 투자자들의 한국증시 이탈, 남아있는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성향 강화

2024년 12월 결산 상장법인 주식 소유자 현황 자료를 보면서, 한국증시에 실망하여 국장을 떠난 젊은 투자자들의 모습을 통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증시에서 쪼개기 상장, 경영권 승계 과정 등 상장기업들의 횡포에 투자자들은 크게 실망하였고 결국 이러한 결과를 만들었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특히나, 국장에 대한 실망감이 크기에 젊을수록 빨리 떠나간 것이지요.

그리고, 시장에 남아있는 투자자들의 투자 성향이 과거에 비해 공격적으로 변해있다는 점입니다. 소수의 종목에 집중투자 하는 투자자의 비율이 늘고 있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쩌면 답답한 증시 흐름이 지속되면서 수익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하여 고인물 투자자라도 집중투자를 하는 상황으로 해석해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증시에는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더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한시라도 빨리, 한국증시에 대한 신뢰를 다시 찾을 수 있는 제도와 문화가 시행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합니다만….

2025년 3월 18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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