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변화가 시작된 2024년 1분기 : 1Q 증시를 결산하며

 | 2024년 03월 29일 15:12

드디어 올해 석 달이 마감되었습니다. 1월만 하더라도 증시가 제법 크게 흔들리면서 약세장이 지속되는 것은 아닌가 싶은 걱정이 있었습니다만, 2월부터 본격화된 증시 밸류업 정책 속에 한국 증시는 본격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3월을 보내면서 시장은 중요한 패를 보여주었습니다.

열등감에 빠져있던 지난 10년, 한국 증시

생각해 보면 지난 10여 년 한국 증시는 열등감에 빠져있었습니다. 10년 전인 2014년 연초만 하더라도 한국의 종합주가지수와 미국의 S&P500지수는 1,800~1,900p에서 비슷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한국 증시는 늪에 빠진 듯 초장기 박스권 장세에 들어가고 상승장에서 충분히 상승하지 못한 상황에서 약세장에서는 깊게 하락하면서 미국의 S&P500지수가 5,200p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기록할 때 한국 코스피는 이에 절반 수준에 불과한 2,750p 부근에서 맴돌고 있을 뿐입니다.
상장사들이 주주의 이익을 무시하고, 개인투자자도 주주 가치에 대한 고민을 않다 보니 10여 년의 세월은 결국 한국 증시를 열등생으로 만들고 말았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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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미국 증시는 급등하였고 심지어 ‘잃어버린 수십 년’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경제불황에 빠져있던 일본 증시는 지난 10년 사이 상전벽해라는 무색할 정도로 폭등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2019년 연초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70조 원이 넘는 한국 주식을 팔아 치웠습니다.

외국인 투자자의 폭발적 매수와 증시 밸류업이 만든 1분기 증시

이렇게 열등감에 빠져있던 한국 증시가 올해 2024년 1분기를 보내면서 본격적인 변혁의 시기를 맞이하였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1분기에만 한국 증시에서 15조 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하였습니다. 2022년 하반기부터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작년 말까지 21조 원 순매수한 것을 감안한다면, 이번 2024년 1분기에만 한국 주식을 사들인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매우 강력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외국인 투자자가 올해 1분기에 강한 매수를 기록한 이유는 한국 증시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는 증시 밸류업 정책이 금융당국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면 2000년대 이후 거의 20여 년간 한국 증시를 밸류업 시키기 위한 정책은 전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히려 막장 드라마의 소재처럼, 대주주와 오너의 경영승계를 당연시하였고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이익과 주주 가치는 심각하게 훼손되었습니다. 여러 차례 이를 경험하고 당한 외국인 투자자로서는 한국 상장기업들의 문화에 한국 증시를 한동안 멀리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 주식시장이 달라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 증시로 컴백하였고 거의 매일 1분기 내내 한국 주식을 매수하였습니다. 그리고 국내 투자자들도 한국 증시가 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상장사 중에는 증시 밸류업 정책에 호응하듯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증액’ 등을 발표하거나 주주와 소통하려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말입니다.

증시 밸류업에 대한 기대나 정책이 없었던 Zero 수준에서 언급되는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