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터치한 코스피 2,700p : 골디락스 장세는 회의감 속에 자란다.

 | 2024년 03월 13일 12:49

오늘 장 개장 직후 얼마 되지 않아 코스피 종합주가지수는 2,700p를 터치하였습니다. 아닌 듯하면서도 꾸준히 상승하는 주가지수는 올해 들어 매달 52주 신고점을 터치하고 있습니다. 아직 거쳐 가야 할 과정은 많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전 세계 금융시장은 골디락스를 걸어가고 있는데 그 안을 걷는 현실 속 투자자들은 이를 실감하지 못하는 듯합니다.
 
 
■ 골디락스 : 너무 뜨겁지도 않고 너무 차갑지도 않은 금융환경
 
골디락스는 너무 뜨겁지도 않고 너무 차갑지도 않은 딱 알맞은 온도에 있는 경제나 금융시장을 의미하는 경제 시사 용어이지요.
원래 골디락스는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캐릭터입니다. 금발 머리를 한 소녀 골디락스(Goldilocks)가 숲속을 헤매다가 오두막을 발견하였는데 식탁에 세 그릇의 죽이 있는 것을 보고는 하나는 너무 뜨겁고, 다른 하나는 너무 차가워서 마지막에 적당히 식은 죽을 맛있게 먹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인용하여 와튼스쿨의 제레미 시겔 교수가 증시와 경제에 빗대면서 골디락스라는 경제용어가 탄생하였습니다. 
 
경제학적으로는 인플레이션도 적당하고 경제성장도 꾸준한 상황
증권시장에서는 과열되지도 않고 침체하지 않은 상황
 
요즘 글로벌 주식시장을 보다 보면 딱 그러합니다. 시장이 과열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침체한 것도 아닌 딱 적당한 온도로 은근슬쩍 상승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 골디락스 장세는 그 중심에 있을 때는 실감하지 못한다.
 
지금 생각하면 20여 년 전 2000년대 중반 증시는 그야말로 골디락스 장세라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식투자자 중에는 20여 년 전 그때로 돌아간다면 큰 수익을 만들 것이라며 호기롭게 이야기하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그 당시 투자자들은 그 시대가 골디락스 장세인 것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매스컴들은 경제가 망하고 있다는 말을 매일 쏟아냈고, 한국 증시는 코스피 1,000p가 한계라면서 한국 증시 콤플렉스에 빠져있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골디락스 장세는 그 중심에 있을 때는 투자자들이 실감하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못합니다. 정작 골디락스가 끝나고 세월이 흐른 후에야 골디락스 장세를 지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게 현실이지요. 마치 학교 다닐 때가 가장 편하다는 것을 학생 때는 모르다가 나이가 들어 깨닫는 것처럼 말입니다.
 
코스피 지수가 2,700p를 넘기고 글로벌 증시가 역사적 신고점을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만들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보다 보면 전형적인 골디락스 장세가 진행 중에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저런 걱정에 지금 현재를 부정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 하지만 내 주식은 오르지 않는다? 결국은 온기는 퍼진다.
 
그런데, 투자자들이 골디락스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 주식이 상승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주가지수만 상승하고 내 주식이 제자리걸음만 반복하면 이처럼 답답한 상황이 없지요. 그러다 보면, 골디락스라는 단어는 사치스러운 금융용어로만 보일 뿐입니다.
하지만, 증시 온기는 넓게 퍼지면서 결국 개별 종목들도 자기 갈 길을 향해 달려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