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기업들에 대한 밸류업 정책 추진이 증시에 미칠 영향은?

 | 2024년 01월 30일 15:15

저의 증시 토크를 오랫동안 보아오신 분은 아시겠습니다만, 가치지표 중 PBR 지표를 저는 가치측정의 마지노선으로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작년 일본 도쿄증권거래소가 PBR 1x 미만 상장사들에 대한 상장 폐지 압박이 일본 증시를 끌어올리면서, 한국증시도 정책적으로 PBR을 높이려는 방안들이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저PBR 기업들에 대한 밸류업 정책이 과연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다각도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널린 트리플 파이브 종목들 : 당연시되어 온 한국 상장사들의 밸류

필자가 상장 주식 밸류에이션에 대해 언급할 때 ‘트리플파이브’라는 단어를 빌어 종종 설명해 드린 바 있습니다. 자산가치 측면의 밸류에이션인 PBR 0.5배 미만이고 이익 가치 측면의 가치지표인 PER 레벨 5배 미만이고 배당가치 측면의 중요 잣대인 배당수익률 5% 이상인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종목이 바로 ‘트리플 파이브 종목’입니다. 자산가치, 이익가치 그리고 배당가치 모든 측면에서 저평가된 종목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최근에는 지난주 1월 26일 자 증시 토크에서도 다루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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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 증시 침체기를 겪었던 2000년대 초반 증시에서 이런 현상들이 너무 흔하게 관찰되었고, 당시 투자자들은 “좋은 종목인 것은 알겠지만, 주가가 재미없으니 계속 그럴 수밖에 없다”라는 식으로 당시에 극단적으로 저평가 종목들을 해석하였습니다.

이와 비슷한 현상이 2010년대 후반부터 2020년대 최근까지 우리 증시에서 다시금 재현되고 있습니다. “저평가된 종목들은 이유가 있다.”, “밸류 트랩에 빠졌다.”, “재미도 없는 주식이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 등등 20여 년 전과 비슷한 투자자들의 시선 속에 극저평가된 종목들은 수년간 극저평가된 영역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반대로, 성장 스토리와 모멘텀이 있는 주식들은 아무리 비싼 가격이라 하더라도 주가가 상승하기에 모든 것이 설명된다는 논리와 함께 끝없는 주가 상승이 발생하여 왔습니다.

그 결과 극단적으로 저평가된 증시와 극단적으로 고평가된 업종이 동시에 공존하는 주식시장이 우리 증시에 만들어져 있습니다.

코스피 종합주가지수 : PBR 0.9배라는 초저평가 영역이 당연시되어 온 시간

극단적인 고평가 상황은 코스닥 시장에 시가총액 최상위 종목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필자도 코스닥 시장을 평가할 때는 비싼 영역에 있다고 자주 언급 드렸습니다. 하지만 이에 반하여 대한민국의 대표 주가지수라 할 수 있는 코스피 종합주가지수는 매우 저평가된 영역에 들어와서 오랜 기간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지요.

코스피 지수가 2,500p를 넘었던 어제 종가 기준, 시장 PBR은 0.91배였습니다. 작년 10월 하락장에는 0.83배까지 내려가기도 하였습니다. PBR이 1배수 미만인 상황은 회사의 순자산가치에도 못 미치는 주가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코스피(유가증권) 시장의 경우 PBR 1 미만에 밸류에이션으로 주가가 형성된 종목들이 넘쳐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