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가치투자자는 어디로 갔는가?

 | 2023년 08월 02일 15:06

3년 전 동학개미 운동할 때만 하더라도, 가치투자를 지향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가치투자라는 말은 그저 옛 선현의 말씀처럼 고리타분한 용어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현재 주식시장엔 가치투자를 추구하는 이들보다는 스토리텔러 투자자들이나 모멘텀 투자자들이 가득합니다.
그 많던 가치투자자는 어디로 갔을까요?

검색어 트렌드로 본 ‘가치투자’ : 5년 전보다도 못 한 수준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생소하였던 가치투자는 2000년대 중반을 거치면서 투자자들에게 일반적인 개념으로 자리하게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2000년대 중반 히트를 쳤던 종목들 그리고 IMF 사태를 거치고 2000년 중반에 큰 부자 반열에 오른 국내 투자 대가들이 ‘가치투자’를 지향했었기에 추종하는 개인투자자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지요.

2008년 금융위기 때 잠시 ‘가치투자’에 대한 관심은 소강 국면으로 들어가는 듯하였습니다. 하지만 2010년대 중후반 계량화된 가치투자인 퀀트 가치투자가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가치투자에 관해 관심이 크게 늘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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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투자의 대가인 워런 버핏, 피터 린치, 그레이엄 등이 가치투자자로 잘 알려지면서 투자한다면 가치투자를 해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신념이 커졌습니다. 그 절정은 2020년 동학개미 운동 때 만들어졌지요.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가치투자는 그저 낡아빠지고 고리타분한 투자 방식 중 하나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2016년 이후 ‘가치투자’로 본 검색어 트렌드를 보면 최근 가치투자에 관한 관심은 5년 전보다도 못 한 수준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치투자자들은 어디로 갔는가? 1. 모멘텀 플레이어가 되었다.

지난 3년여 증시가 지지부진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가치투자를 지향하던 투자자 중 상당수는 시장을 주도한다는 뜨거운 종목들로 관심을 옮겼습니다. 잘 해봐야 1년에 연평균 10~20% 수준을 기대하는 가치투자 방식에 비해서 한 달 만에 100%씩 상승하는 종목들이 눈앞에서 요란하게 춤을 추고 있는데 눈이 돌아가지 않을 투자자는 별로 없을 것입니다.

7월 중순부터 7월 말 사이 주식시장에서는 이런 현상이 극단에 이르렀음을 시장 참여자 모두가 눈으로 보았습니다. 이차전지 관련주를 사기 위해, 가격 불문하고 좋은 종목도 헐값에 던지는 투자자들의 모습을 말입니다.

가치투자자들은 어디로 갔는가? 2. 지난봄 하한가 종목 사태로 가치주를 멀리한다.

지난봄 하한가 종목 사태는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특히 해당 종목군들이 가치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종종 후보 종목군으로 올라왔었던 종목이었기에 그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마치 성역이 오염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가치투자를 지향하던 투자자들 사이에서 순식간에 하한가 사태가 발생한 그 종목들을 보면서, 가치주 성향의 종목들이 가지는 단점을 더 크게 보게 된 것입니다. 바로 거래대금이 작으므로 특정 세력이 매물을 던지면 무너진다는 것을 말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하한가 종목 사태 이후, 가치주들 이 중 특히 순수 가치주 종목들의 경우 이상하리만치 체력이 떨어진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가치투자자들은 어디로 갔는가? 3. 셀인메이(Sell in May)의 후유증

퀀트형 가치투자자들 사이에서 올해 이상하리만치 “Sell in May” 전략이 퍼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퀀트 투자자 중에는 5월이 되기 전에 주식을 모두 팔았다면서 인증하는 경우도 자주 목격되었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지난 2년 Sell in May 전략은 가치주 영역에서 특히 잘 맞아떨어졌기에, 올해 셀인메이 전략을 실천한 투자자가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후 주식시장이 빠지기는커녕 오히려 상승했단 점입니다.
퀀트 가치투자를 지향했던 투자자 중 셀인메이 전략을 사용했던 이들에게는 심리적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그런데 5월에 주식을 팔고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주식시장은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한 주도주 장세 속에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아무리 퀀트 원칙을 지키는 가치투자자라 하더라도, 눈앞에서 특정 섹터가 몇 배씩 상승하고 있는데 현금을 그냥 쥐고 있을까요? 가치투자 신념이고 뭐고, 시장 주도주 매매로 이탈했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가치투자자가 사라진 증시 : 그래서 마음 편하다.

여기에 이유를 덧붙이자면 몇 개는 더 붙일 수 있긴 합니다. 하지만 가치투자자가 사라진 증시를 보면서 필자는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그 이유는 가치투자자가 사라진 증시로 인하여 이유 없이 무너진 종목들이 많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주가지수는 상승하여도 ADR(등락비율)이 80선까지 밀고 내려온 요즘 증시는 시장에 헐값으로 던져진 주식들이 많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법 긴 시간 시장 참여자들은 이를 보지 않을 듯합니다.
일단은 모멘텀을 보고 달리고 있을 터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모멘텀에 맛을 한번 경험하고 나면 정말 잊을 수 없긴 하지요.

2023년 8월 2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 (CIIA,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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