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이 만드는 증시, 투자자들이 간과한 인플레이션 효과

 | 2023년 06월 02일 16:02

주식시장에 은근한 온기가 이어지면서, 한국 증시는 종합주가지수 2,600p 부근까지 상승하고 있습니다. 미국 부채한도 상향 못하면 망한다는 둥 금융시장 이슈들로 공포감을 조장하던 시장 호사가들의 예상과 달리 주식시장은 도도한 걸음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증시 체력이 좋은 것은 아니다 보니 어느 순간이 되면 조정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지 않으시는지요?
“부담스러운 악재에도 증시 왜 이리 꾸준해?”, “아니 이웃 나라 일본은 30여 년 내 최고치?”

시장 참여자들이 ‘악의 축’으로 생각했던 인플레이션의 효과

반복된 학습은 참으로 무섭습니다. 학습을 통해 배운 무언가는 처음엔 여러 기억 중 하나로 머릿속에 자리하지만, 그 학습이 반복되다 보면 무의식을 장악하게 되고 하나의 개인적 혹은 사회적 신념으로 굳어집니다.
경제와 금융시장에서 ‘인플레이션=악의 축’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이러한 반복 학습에 의한 결과물 중 하나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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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학교에서는 “인플레이션은 나쁜 것, 삶을 피폐하게 한다”라고 배워왔었고, 공중파 뉴스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부정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니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인플레이션은 악의 축으로 각인되어있는 것이 현실이지요.

물론 과도한 인플레이션은 우리 삶을 힘들게 하는 것은 맞긴 합니다. 여의도에 순대국밥이 얼마 전까지 8천 원에서 1년도 안 되어 9천 원을 넘어 만원에 이른 상황만 보더라도 인플레이션은 살림살이에 큰 어려움을 가져다주지요.

그러다 보니,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은 중앙은행들의 긴축 정책과 함께 주식시장에 매우 부담스러운 악재로 인플레이션을 보아왔습니다.

물가가 상승하니, 주식시장도 덩달아 상승 : 일본 증시 30년 내 최대치 경신

이제는 이코노미스트, 금융 전문가분들에게도 잊힌 용어 ‘뉴 노멀’은 2010년대 내내 전 세계적인 당연한 경제 현상이었습니다. 초저성장, 초저인플레이션 그리고 초저금리가 바로 그것이었지요. 이런 경제 상황을 경험한 적이 거의 없던 전 세계는 이 현상을 ‘뉴 노멀’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2010년대 이전부터 노골적으로 경험하던 선진국이 있었습니다. 바로 일본이었지요.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잃어버린 20년을 보내면서 부동산가격 폭락, 증시 폭락과 함께 초저성장, 초저물가, 초저금리가 오랜 기간 지속되었습니다.
그러던 일본이 2013년 아베 전 총리의 ‘묻지 마 돈 풀기’ 정책인 아베노믹스 그리고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풀린 유동성과 함께 인플레이션이 살아나게 됩니다.

2000년 이후 소비자 물가를 분석하여 보면 2000년~2012년까지는 연평균 –0.3%씩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이 발생하였습니다만, 2013년 이후에는 연평균 +1% 수준의 CPI 상승률이 발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