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혼란스럽게 움직일수록, 투자자는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해진다

 | 2023년 02월 16일 16:09

마치 도떼기시장처럼 주식시장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위아래로 요란하게 움직이는 요즘입니다. 거의 20개월에 이르는 기간 조정 중이다 보니, 1월과 같은 반등에 투자심리가 고양되기에는 한계가 있지요. 한편 증시가 흔들리면 다시 무너질까 두려움에 떨게 되는 것이 작금의 주식시장 현실입니다.

원래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주식시장인데 긴 기간 조정과 요동치는 배처럼 혼란스러운 주식시장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결국 투자자들을 단기 투자자로 바꾸게 만들지요.

조정장, 증시 조정이 길어지며 단타 개미 급증하게 된다/h2

주식시장에는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존재합니다. 가치투자자가 있지만 한편 모멘텀 투자자도 있고, 재료만 믿고 액티브하게 투자하는 이들도 있지만, 재료를 심사숙고하여 투자하는 투자자도 있지요. 그리고 투자 기간 관점에서 보면 언제나 중장기 투자자도 있지만, 단기 투자자도 많이 있습니다.

보통 상승장이 지속될 때는 투자자들이 중장기 투자 성향으로 바뀌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 이유는 짧게 매매하는 것보다 진득하게 오래 들고 있을 때 더 큰 수익을 만든 경험이 늘어나다 보니 상승장이 오래 반복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중장기 투자자의 비중이 커지게 됩니다.

(ex, 미국은 장기 증시 상승이 자주 발생했다 보니 장기투자를 정석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반대로 가격 조정이 깊게 발생하는 하락장 또는 재미없는 기간 조정이 오랜 시간 반복되고 늘어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투자자들은 중장기 투자에 회의감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미국 투자의 대가들이 우량주를 장기 투자하는 것이 정석이라 하여 그렇게 했는데 역시 한국은 안 되겠군!”

아마, 2021년 하반기 이후 20개월 가까운 기간 조정이 발생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 늘어나고 계시리라 짐작됩니다. 오히려 중요 시점마다 액티브하게 매도하고 다시 재매수하면서 수익을 올리는 투자자들을 보다 보면 액티브하게 매매하는 것이 투자의 정답이라고 점점 생각하는 개인투자자가 늘게 되지요.

결국 조정장이 길어지다 보면, 시장에서 활동하는 투자자 중 상당수가 단기 투자 성향으로 바뀌어 갑니다.

(※ 그와 함께, 그 반대 극단에서는 비자발적인 장기투자자 또한 늘어나면서 투자를 포기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납니다.)

주요 조정장에서 나타났던 실화: 2000년 초반 개인투자자/h2

1999년 IT버블로 증시 광풍이 발생하던 때 개인투자자의 문화에는 미국처럼 장기투자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0년 IT버블 붕괴를 경험하고 이후 수년간 증시 급등락 속에 기간 조정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 당시 개인투자자들은 한국에서는 장기투자가 의미 없다는 회의하고 단기 투자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개인투자자의 변화 흐름은 이러했지요. (주식시장 오래 계셨던 분들은 기억이 나실 겁니다.)

중장기 투자자 → 한 달 단위 단기 투자로 전환 → 1주일 단위 스윙 투자 → 하루에 몇 번씩 투자하는 스캘핑 투자 → 선물시장에서 더 짜릿하게 스캘핑 → 옵션시장에서 더 화끈하고 아찔하게 스캘핑

주식투자를 하던 필자의 지인 중에도 이런 단계를 밟으면서 투자 스타일이 변해가던 이들이 여러 명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즈음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주식투자 대회에서 엄청난 수익률을 만들면서 1등 하던 개인투자자들이 많았었습니다. 

지인들은 투자대회에서 1등 하는 이들을 동경하면서 점점 더 액티브한 단기 투자자로 변해갔습니다.

단기 투자: 개인투자자는 90% 이상이 손실을 만들고 만다/h2